한은 총재는 경제와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통화정책을 책임진다. 또 장관급인 공정위원장은 대기업 정책을 총괄한다. 이런 비중 때문에 경제계에서는 후임 한은 총재와 공정위원장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높다.
변수가 많지만 현재로서는 후임 한은 총재에 이성태 부총재의 승진 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 또 새 공정위원장으로는 박봉흠 전 대통령 정책실장이 일단 1순위로 꼽힌다.
●한은, 이성태 부총재가 앞서가
지금까지 한은 총재 후보 물망에 오른 인물은 줄잡아 10여 명. 이 가운데 이 부총재는 줄곧 후보명단의 맨 앞자리를 차지해왔다.
1968년 한은에 들어와 자금, 조사 분야의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합리적이라는 평으로 한은 내부의 신망도 두터운 편이다. 통화정책의 연속성을 기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이 부총재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땐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2년 선배'라는 점이 빠지지 않는다. 그가 서울대 상대에 수석 입학, 학교에 축하 플래카드가 붙은 것을 보고 노 대통령이 큰 자극을 받았다는 후문이 있다.
그러나 한은의 한 간부는 "이 부총재의 유일한 약점은 노 대통령과 부산상고 선후배지간이라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오히려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 상임집행위원장과 부패방지위원장 등을 지낸 강철규 현 공정위원장과 금융통화운영위원과 국제금융센터 초대 소장을 거친 어윤대 고려대 총장의 기용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 심훈 부산은행장, 정운찬 서울대 총장, 이정우 전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 박철 한은 고문, 박영철 서울대 국제통상금융센터 소장 등도 한은 총재 후보로 거론된다.
●공정위-박봉흠 씨 기용설 급부상
새 공정위원장 후보로는 최근 들어 기획예산처장관 출신인 박봉흠 전 대통령 정책실장의 기용설이 많이 나온다.
박 전 실장은 노 대통령이 김진표 교육부총리와 함께 '최고의 경제 관료'로 평가할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현 출범과 함께 중용됐으나 건강상 이유로 2004년 6월 사표를 제출했다. 이후 경제부총리, 청와대 비서실장 등 주요 자리에 대한 인사가 있을 때마다 하마평에 올랐다.
박 전 실장의 부인은 26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건강이 많이 좋아져 다시 정부 일을 해보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본인과는 전화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전직 공정위 간부들의 기용 가능성도 있다. 공정위 부위원장을 지낸 김병일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과 조학국 법무법인 광장 고문, 판사 출신으로 공정위 정책국장과 하도급국장 등을 지낸 임영철 변호사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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