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만 해도 10여 명에 불과했던 기술 분야 전문가 출신 CEO가 최근에는 600명을 넘어섰다.
26일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상장사 CEO 859명 중 이공계 학과 출신은 263명으로 전체의 30.6%에 달했다. 2002년 186명에 비해 41.4%나 늘어난 수치.
상장사에는 '전통의 강자'인 상경 계열 학과 출신이 405명( 47.1%)으로 아직까지 가장 많았다.
특히 이공계 학과 출신 263명 중에는 순수 기술·엔지니어 출신 CEO도 92명이나 됐다. 2002년 76명에 비해 21% 늘어난 것이다.
'왕년에 잘 나갔다'는 기획 출신(53명)보다도 기술 개발 분야 출신이 훨씬 잘 나가는 셈이다.
외환 위기 이후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재무 출신(93명)에 비해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세를 형성하고 있다.
IT 업체가 많은 코스닥 등록 법인에서는 이공계 출신 파워가 훨씬 더 강력하다.
코스닥등록법인협의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 등록된 법인의 CEO 1056명 중 419명(39.7%)이 이공계 학과 출신이다. 상경 계열 출신 328명(31.1%)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법정 계열, 인문사회 계열은 2~7%에 머물고 있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이공계 출신 연구 개발(R&D) 인력이 시장에 큰 반향을 몰고 오는 신기술을 개발할 경우 전사적인 관심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통상 뛰어난 기술 인재는 관리직이나 영업직에 비해 승진도 빠른 편"이라고 설명했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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