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쟁력 3년간 제자리걸음”

  • 입력 2006년 2월 28일 03시 19분


“정부는 이상(理想)이 아닌 현실에 기반을 두고 정책 비전을 제시하라.”

현대경제연구원이 27일 ‘참여정부 3년 정책평가’ 보고서를 통해 현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보고서는 “새 정부 출범 3년 동안 잠재 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低)성장 상황이 이어져 고용이 악화되고 설비투자마저 부진했다”면서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성장률이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참여정부 집권 기간인 2003년부터 2005년까지 한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3.9%로 세계 평균 경제성장률을 단 한번도 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물가는 안정되고 외환보유액도 늘어났지만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나랏빚의 비중은 갈수록 늘어나 2002년 말 19.5%에서 지난해에는 30%까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경제의 수출 의존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소득 격차는 확대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경기양극화 현상도 더욱 심해졌다”며 참여정부의 분배정책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정책의 효과가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의 국가경쟁력 지표도 현 정부 출범 이전인 2002년 수준에서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를 작성한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 정부가 지속적으로 정부 기능을 강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부 부문이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국제경쟁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통합적이고 현실적인 정책비전을 제시하는 게 시급하다”면서 “불필요한 이념갈등을 해소하고 기업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의 경제 활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 출범 전후의 주요 경제지표 변동 추이
구분2002년(출범 전)2003년(출범 1년)2004년(출범 2년)2005년(출범 3년)
경제성장률(%)7.03.14.64.0
실업률(%)3.13.43.73.7
나랏빚/GDP(%)19.521.926.129.2
소득5분위배율(배)5.185.225.425.43
대기업 중소기업 생산증가율 격차(%포인트)2.03.89.511.3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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