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35%포인트가량 웃도는 수익률을 낸 덕분에 미래에셋 펀드들은 국민적 인기를 끌었다. 사상 최초로 순 자산액 1조 원에 이어 2조 원을 넘긴 펀드도 미래에셋 계열에서 나왔다.
하지만 요즘 미래에셋은 명성에 걸맞은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미래에셋자산운용 구재상 사장은 “설정일 이후 매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수익률을 내왔고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 가치와 성장성에 동시 투자
펀드에서 단기 실적을 따지는 것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들은 연간 회전율이 300% 전후에 이르러 시세 대응이 빠르기로 정평이 나 있다. 회전율(거래주식 수를 전체주식 수로 나눈 값)이 50∼100%인 이른바 ‘가치주 펀드’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응을 잘못한 것일까.
구 사장은 “우린 기업의 가치와 장기 성장성을 동시에 보고 투자한다”며 “펀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시장에 일일이 대응하기 힘들며 대응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높은 회전율에 대해서는 “규모가 크다 보니 환매(중도 인출) 요구도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 사장은 “덩치가 크면 운용전략에도 제한을 받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인디펜던스를 처음 설정한 2001년 이후 펀드 규모가 커질 때마다 ‘너무 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늘 시장을 압도하는 성적을 냈다. 그게 미래에셋의 힘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우린 절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지 않고 늘 벤치마크 지수보다 앞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는 게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서는 종목 발굴이 관건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리서치 인력 확충을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 중국, 인도가 ‘노다지’ 시장
구 사장은 올해 주가지수 수준에 대해서는 “기대수준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53%나 오른 작년과 달리 올해는 예금금리의 2∼3배만 남기겠다는 생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
“지난해는 저평가됐던 한국 증시가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어서 특이하게 많이 올랐던 것이다. 앞으로는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는 속도로 주가가 오르게 될 것이다.”
최근 조정 장세에도 불구하고 그가 주식시장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또 있다. 가계 자산 중 주식 비중이 아직도 7%에 그쳐 선진국 수준(36% 전후)까지 오를 여력이 있다는 것.
구 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뮤추얼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에서 신흥시장, 특히 한국 중국 인도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인도와 관련해 그는 말을 이어 갔다. 구 사장은 “주가의 부침은 있겠지만 중국과 인도의 성장 가능성이 높으므로 10년 정도 장기 투자할 생각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며 “인도는 중국보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성장 가능성은 더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구 사장은 개인적으로 3000만 원이 있다면 국내 성장 주식형 펀드에 1000만 원, 해외 성장 주식형 펀드에 700만 원, 채권 같은 안정형 상품에 800만 원, 유동성을 위해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500만 원을 넣고 싶다고 했다.
:대표상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주식 또는 혼합형 펀드만 28개 판다. 2001년 2월 설정한 인디펜던스 주식1호, 그해 7월 설정한 디스커버리 주식1호, 2003년 11월 설정한 드림타깃 주식형이 대표 펀드다. 인디펜던스는 적립식, 디스커버리는 거치식의 대표주자며 드림타깃은 목표 수익률 도달 시 자동으로 채권형으로 전환되도록 설계됐다. 이 펀드들은 설정일 이후 코스피지수보다 60∼222%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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