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배당확대-자사주 소각 ‘맞불’

  • 입력 2006년 3월 2일 03시 46분


‘칼 아이칸 연합’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공격을 받고 있는 KT&G가 ‘배당 확대와 자사주(自社株) 소각’이라는 방패를 꺼내들었다.

이 두 가지가 아이칸 연합군의 공개매수안(案)에 맞대응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판단에서다.

KT&G 관계자는 1일 “해외 기업설명회(IR)에서 배당을 확대하거나 자사주 소각 규모를 늘리는 등 탄력적인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강조해 주주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KT&G의 계산은 주가가 고(高)평가되면 배당을 확대해 주주들에게 이익을 안기고 저(低)평가되면 자사주 소각 규모를 늘려 주가 상승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주들은 아이칸의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주식을 갖고 있으면 계속 이익이 늘어나는데 굳이 팔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KT&G는 그동안 순이익의 48%선에서 배당금 비율을 유지해 왔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00원 많은 주당 1700원의 배당금을 이사회에서 결정했다.

하지만 여차하면 배당금을 올릴 수 있다. 현재 국내 상법 및 관례 규정에 따르면 주총 당일 주주의 수정 제의가 들어오면 회사는 당초 이사회 결의를 깨고 배당 규모를 늘릴 수 있다. 배당금 확대는 주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법이다.

또 KT&G는 지난주 300만 주의 자사주를 소각한 데 이어 장기적으로 자사주 소각 규모를 확대해 주가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배당금과 자사주 소각 규모 확대에는 많은 돈이 들어간다. 고스란히 KT&G의 부담이다.

변수도 있다. 아이칸 연합이 당초 6만 원으로 제시했던 공개매수 가격을 대폭 올리는 것이다.

지난달 말 현재 KT&G의 주가는 5만7500원. 공개매수 가격을 7만 원쯤으로 올린다면 주주들은 아이칸 측 제안에 더 입맛이 당길 수밖에 없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KT&G의 적정 주가를 6만5000∼7만 원으로 보고 있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의 홍성수 연구원은 “아이칸 측이 KT&G의 적정가치를 얼마로 평가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 조정하는 건 그쪽도 부담스럽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4년간 자사주 매입 및 소각액 (단위: 억 원)
연도자사주 매입자사주 소각
2002년35201680
2003년 670670
2004년50104121
2005년11501150
자료: KT&G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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