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최근 선보인 중형 세단 ‘로체’의 광고인 ‘로체-아이덴티티’ 내용이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박광현 감독이 만들고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영화 ‘청연’ 등에 출연했던 배우 김주혁이 등장하는 이 광고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떠올리게 만든다. 호주에서 촬영한 이 광고는 제작비만 일반적인 자동차 광고의 3배를 넘는다는 게 기아차 측 설명.
화려한 영상에 탄탄한 이야기 구조를 갖춘 ‘영화 같은 광고’가 눈길을 끌고 있다.
○ 유명 영화감독들이 제작도
LG그룹 브랜드 광고 ‘싱크 뉴(Think New)’의 ‘글로벌’ 편은 수려한 영상미가 돋보이는 광고로 꼽힌다. 휴대전화가 물고기처럼 헤엄치고 한 여성이 노트북 컴퓨터를 이용해 자신의 외모를 원하는 대로 바꾼다. 엘리베이터는 신세계로 연결되는 통로가 되고 해파리는 요정으로 변한다. 한 남자가 천장에 매달려 색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등 신비하고 몽환적인 장면을 보여 주고 있다.
이 광고는 칸 국제광고제 수상 경력이 있는 유명 CF감독 에릭 이프강 씨가 만든 것. BMW도 뉴3 시리즈 광고로 단편영화 3편을 만들어 인터넷에서 내보내고 있다.
단편영화는 ‘빈 집’ ‘사마리아’의 김기덕 감독, 영화 ‘비트’의 김성수 감독, ‘슬픈 연가’ 뮤직비디오를 만든 차은택 감독이 각각 제작했다. 이들 광고에서는 격투기가 벌어지는 파티장, 유명 스타와 함께 여행을 떠난 한 여성, 의상실 피팅 룸을 엿보는 패션 디자이너의 모습이 감각적인 영상으로 표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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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성중시 고객에 맞춰라
삼성전자는 추리극 형식으로 휴대전화 ‘애니콜’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세기의 약혼식장에서 갑자기 정전(停電)이 되고 그 사이 고액의 반지가 사라진다.
탐정 황정민은 용의자로 이효리, 권상우, 에릭을 지목하고 이들을 상대로 의혹을 풀어 가는 내용이 차례로 소개된다.
LG전자도 휴대전화 ‘초콜릿폰’ 광고에서 탤런트 김태희, 현빈, 다니엘 헤니가 ‘초콜릿폰’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을 1편씩, 모두 3편의 이야기로 담아냈다.
4번째 광고에선 김태희와 다니엘 헤니가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을 본 현빈이 질투에 사로잡힌다. 다음에 소개되는 내용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다.
이처럼 영화 같은 광고가 속속 등장하는 것은 갈수록 관심을 보이는 대상이 빠르게 변하고 좀 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 브랜드 커뮤니케이션팀 김주진 부장은 “감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흥미로운 이야기와 감각적인 영상이 중요한 요소”라며 “앞으로도 제품의 특성을 잘 부각시킬 수 있는 이야기와 영상을 갖춘 광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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