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자동차생산기지 '동유럽으로'

  • 입력 2006년 3월 2일 16시 20분


"일단 인건비가 서유럽의 3분의 1밖에 안 됩니다. 무관세 혜택도 있으니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훨씬 낫죠."

2011년까지 1억 300만 달러(약 1030억원)를 투자해 폴란드 브로츠와프 지역에 양문형 냉장고 등 백색가전 공장을 짓기로 한 LG전자의 한 임원은 "동유럽은 생산기지로 아주 매력적인 곳"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기업들의 동유럽 진출이 부쩍 늘고 있다. 중국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돌려 동유럽을 생산의 전초기지로 활용하려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전자 자동차 업계 동유럽 진출 러시

삼성전자는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백색가전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지역의 프리미엄 가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양문형 냉장고와 드럼세탁기 에어컨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컬러TV와 DVD 플레이어를 생산하는 공장을 1989년 세웠다. 2003년엔 슬로바키아 갈란타에 연간 600만대의 TV모니터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완공했다.

LG전자는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연간 냉장고 500만대와 액정표시화면(LCD) TV 35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1999년 설립한 바르샤바 서쪽의 므하바 공장에선 디지털TV를 생산하고 있으며 2010년까지 1억 달러를 더 투자해 디지털TV 제2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LG필립스LCD는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약 5000억여 원 투자해 LCD 생산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디지털TV 전문업체인 디지털디바이스는 슬로바키아 갈란타에 LCD TV와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전자업계 뿐 아니라 자동차업계의 동유럽 진출도 활발하다.

현대자동차는 1조 2000억 원을 투자해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동쪽으로 230km떨어진 오스트라바에 연 30만대 규모의 유럽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기아자동차도 슬로바키아의 질리나에 있는 부지 50만평에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1조2000여 억 원을 투자해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남쪽으로 68km 떨어진 두너우이바로시 인근에 공장을 건설한다. 투자금액은 6250억 원으로 2011년부터 1000만 개의 승용차용 타이어와 경트럭용 타이어를 생산하게 된다.

●인건비 물류비 무관세 강점

한국의 수출 주력제품인 전자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이처럼 동유럽을 생산의 전초기지로 활용하는 것은 인건비와 물류비가 저렴한데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서유럽 시장 공략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통상마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환율변동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면서 "관세 면제 및 물류비용 감소는 생산 원가 경쟁력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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