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까지 1억300만 달러(약 1030억 원)를 투자해 폴란드 브로츠와프 지역에 양문형 냉장고 등 백색가전 공장을 짓기로 한 LG전자의 한 임원은 “동유럽은 생산기지로서 아주 매력적인 곳”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기업들의 동유럽 진출이 부쩍 늘고 있다. 중국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돌려 동유럽을 생산의 전초기지로 활용하려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 전자 자동차 업계 동유럽 진출 러시
삼성전자는 브로츠와프에 백색가전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지역의 프리미엄 가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양문형 냉장고와 드럼세탁기 에어컨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컬러TV와 DVD 플레이어를 생산하는 공장을 1989년 세웠다. 2003년엔 슬로바키아 갈란타에 연간 600만 대의 TV모니터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완공했다.
LG전자는 브로츠와프에 연간 냉장고 500만대와 액정표시장치(LCD) TV 35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1999년 설립한 바르샤바 서쪽의 므와바 공장에선 디지털TV를 생산하고 있으며 2010년까지 1억 달러를 더 투자해 디지털TV 제2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LG필립스LCD는 브로츠와프에 5000억여 원 투자해 LCD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디지털TV 전문업체인 디지털디바이스는 갈란타에 LCD TV와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전자업계뿐 아니라 자동차업계의 동유럽 진출도 활발하다.
현대자동차는 1조2000억 원을 투자해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동쪽으로 230km 떨어진 오스트라바에 연 30만 대 규모의 유럽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기아자동차도 슬로바키아의 질리나에 있는 50만 평의 터에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1조2000여억 원을 투자해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부다페스트에서 남쪽으로 68km 떨어진 두너우이바로시 인근에 공장을 건설한다. 투자 금액은 6250억 원으로 2011년부터 1000만 개의 승용차용 타이어와 경트럭용 타이어를 생산하게 된다.
○인건비 물류비 무관세 강점
한국의 수출 주력 제품인 전자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이처럼 동유럽을 생산의 전초기지로 활용하는 것은 인건비와 물류비가 저렴한 데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서유럽 시장 공략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통상마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환율 변동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면서 “관세 면제 및 물류비용 감소는 생산 원가 경쟁력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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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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