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차가 고급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8일 배기량을 늘리고 편의 사양을 확대한 ‘그랜저 S380’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랜저 S380은 북미지역 수출 모델에 적용되는 3800cc 람다 엔진을 달아 배기량 3300cc 모델(L330)보다 최고 출력을 13.3%, 최대 토크를 14.5% 높였다.
또 국산 차종 가운데 처음으로 전방 카메라를 선택 사양으로 채택해 모니터를 통해 전방을 볼 수 있게 했다. 시야가 좁은 지역에서 운전자가 편리하게 방향을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 뒷자리 전동 시트, 발수 도어 글라스, 후방 카메라, DVD AV시스템 등을 기본 사양으로 채택했다.
현대차가 지난달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2006년형 ‘에쿠스’에도 각종 편의 시설이 보강됐다. 모든 모델에 세계 최초로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단말기를 달아 뒷좌석 모니터를 통해 TV 시청을 가능하게 했다.
기아자동차도 5월쯤 편의 사양을 대폭 강화한 오피러스의 부분변경 모델을 판매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고급형 SM7 모델을 상반기쯤 내놓는데 뒷좌석에 액정 표시장치를 달고, 내비게이션을 고급화할 예정이다. 쌍용자동차도 대형 승용차 체어맨의 2006년형 모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는 고급 수입차들의 공세와 소비자들의 요구 수준이 높아지는 데 따라 대형 승용차의 고급화 경향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형車, 美서 한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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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잇달아 소형 승용차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국내 소형차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에서는 신차 출시에 앞선 대기 수요로 한국산 소형차의 판매량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소형차 시장은 GM대우자동차가 시보레 브랜드로 수출하는 ‘칼로스(수출명 아베오)’와 현대자동차의 ‘베르나(수출명 엑센트)’, 기아자동차의 ‘프라이드(수출명 리오)’가 선두권을 달려왔다.
하지만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업체들이 저마다 소형차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나서 미국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도요타는 조만간 미국에서 소형차 ‘야리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3도어 해치백과 세단의 두 가지 모델로 나오는 야리스는 1월 로스앤젤레스 모터쇼에서 공개돼 호평을 받았다.
혼다 역시 이르면 이달 중 5도어 해치백 모델 ‘피트’를 미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 2001년 일본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됐을 정도로 검증받은 모델이다. 이처럼 미국 시장에 일본 소형차의 진출이 예고되자 한국 소형차들의 판매가 줄고 있다. 칼로스는 올해 1, 2월 판매량이 613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 감소했다. 베르나도 이 기간 2584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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