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대해 정부가 국내 시장을 지키려는 방어논리 개발에만 치중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이 공격적인 대미(對美) 협상안을 제시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이홍식 FTA팀장은 9일 연구원 홈페이지(www.kiep.go.kr)에 게재한 칼럼에서 미국 측에 해운서비스업을 개방하고 섬유 및 의류 관련 관세를 인하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팀장은 “미국은 땅이 넓어 강을 이용한 연안 운송이 활발한데 현재 미국은 안보를 이유로 자국이 만들고 자국 선원이 승선한 배에만 이 운송을 허용하고 있다. 정부 화물도 미국 배만 운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해운서비스 분야의 이런 차별적 조치를 철회하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한국 선박회사들은 미 연안 운송 분야에 진출해 큰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다른 품목에서 해운서비스 개방에 상응하는 반대급부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미국이 다른 분야에 비해 높은 관세를 매기는 섬유와 의류에 대해 관세 인하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봤다.
현재 미국은 수입 섬유 및 의류 가운데 82개 품목에 20% 이상의 높은 관세를 매긴다. 82개 중 8개 품목의 관세율은 30%가 넘는다.
이 팀장은 “섬유와 의류 품목의 관세가 낮아지면 중국의 저가 공세에 고전하는 한국 섬유 및 의류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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