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전화응대법이요? 먼저 인간이 되세요"

  • 입력 2006년 3월 15일 15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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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전화응대법이요? 여러분이 먼저 '인간'이 되세요."

1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서울본부세관 임직원 200여명을 상대로 '1일 친절교육 강사'로 초빙된 한국인포데이터(KOID) 부산본부 이희옥(27) 강사는 첫인사부터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졌다.

그는 전 국민의 일일민원해결사로 불리는 '114 교환원' 출신. 4년 전 그는 1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사내 '친절' 교육사원으로 뽑혔다. 지금은 KOID 공공기관 친절교육 총괄담당. 대민관계개선을 고심하던 세관측이 그의 '친절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그를 특별 초빙한 것.

이 강사는 이날 모인 세관 통관국장, 심사국장 등 국장급 임원진을 일으켜 세우고 요즘 유행하는 '꼭지점 댄스'와 '신바람 박수' 등을 치며 '몸풀기'를 강조했다.

"수화기 너머로 상대방을 대하다 보면 '사람'이 아닌 '물건' 대하듯 무미건조한 말투가 나오게 됩니다. 또 앉아서 경직된 자세로 전화를 받다보면 단조로운 어투와 음성이 습관화돼 퉁명스럽게 들리는 거죠. 이걸 풀어야 인간다운, 친절한 대화가 이어집니다."

분위기가 다소 화기애애해지자 그는 본격적으로 자신이 개발했다는 '갈매기' 대화법, '항문 집중' 응대법, 사내 발열법 등을 소개했다.

갈매기 대화법은 전화를 주고받을 때 몸을 'S'자로 비틀면서 그 곡선에 맞춰 목소리의 높낮이를 바꿔가면서 인사말을 해 정감있고 적극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대화방법이다.

항문 집중 응대법은 '네'라고 대답할 때 항문을 쪼이면서 아랫배에 힘을 주면 훨씬 더 경쾌하고 간명한 목소리가 나와 상대방에게 적극적인 이미지와 신뢰감을 줄 수 있다는 것.

이 강사는 "몸이 '뻣뻣'하면 마음도 '딱딱'해진다"며 "작은 조미료가 음식의 큰 맛을 좌우하듯 작은 친절이 고객의 회사전체에 대한 이미지를 좌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손정준 서울본부 세관장(58)은 "세관 직원들은 다른 공공기관 '정도'의 친절로는 절대로 칭찬받을 수 없는 직업적 한계가 있다"며 "외부 전분 강사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해 보다 더 '친절'하고 신뢰가는 관공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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