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잡으면 카드계 강자”…국내외 6~7개社 ‘군침’

  • 입력 2006년 3월 16일 03시 05분


《외환은행과 함께 올해 나온 금융회사 매물 가운데 대어(大魚)로 꼽히는 LG카드의 매각 공고일이 27일로 결정됐다.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돼 온 인수 경쟁이 본격화하는 것. LG카드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매각 공고 후 2주일 이내에 비밀유지 확약서와 인수의향서를 받아 입찰 적격자를 선정한다. 산업은행은 매각 작업을 올해 하반기에는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우리지주 공식선언

지금까지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LG카드 인수를 공식 선언했다. 농협과 씨티그룹, 메릴린치, 테마섹 등도 관심을 나타내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도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할 때에 대비해 LG카드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덩치 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

이처럼 적지 않은 회사가 군침을 흘리는 까닭은 LG카드가 카드업계 1위라는 점 외에 고객수가 엄청 많기 때문이다.

LG카드는 지난해 말 현재 자산 11조 원, 회원 984만 명으로 업계 1위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3631억 원으로 경영 실적도 좋다. 누가 차지하든 인수하는 순간 카드업계 강자가 된다.

회원 데이터베이스는 은행 증권 등에서 마케팅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합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

종합금융그룹을 지향하는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LG카드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은 금융지주사의 높은 신용등급을 이용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대부분 후보들 약점 보유

우리금융지주가 LG카드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대주주인 정부의 승인이 전제조건이다.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언젠가는 민영화돼야 하기 때문에 덩치가 더 커지는 것을 정부가 달가워하지 않을 수도 있다.

농림부의 감독을 받는 농협 역시 정부와 의견 조율을 거쳐야 하는 게 장애물이다.

메릴린치 등 외국계 금융회사는 인수자금은 충분하지만 ‘반(反)외국자본 정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과제.

결국 신한금융지주가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LG카드 직원들의 거부감이 걸림돌이다.

LG카드 관계자는 “신한카드와 조흥은행 카드사업부가 합병한 데 이어 LG카드까지 합쳐지면 3개 카드회사 직원이 한울타리로 모이게 돼 구조조정의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수가격 4조원선 예상

15일 종가 기준으로 LG카드의 시가총액(주식 수×주가)은 6조3000억 원.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지분 51%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하면 인수자금은 4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6조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이는 외환은행의 몸값에는 못 미치지만 인수 후보로 꼽히는 회사들에는 적잖은 부담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최소한 1조 원 이상을 받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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