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보조금 10만원선…휴대전화 시장엔 무슨 일이

  • 입력 2006년 3월 16일 03시 05분


용산 전자상가 “막판 떨이요”15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전자랜드는 이동통신 3사의 휴대전화 보조금 지급을 10여 일 앞두고 ‘막판 떨이’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현재 30만∼40만 원의 ‘불법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 신원건  기자
용산 전자상가 “막판 떨이요”
15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전자랜드는 이동통신 3사의 휴대전화 보조금 지급을 10여 일 앞두고 ‘막판 떨이’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현재 30만∼40만 원의 ‘불법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 신원건 기자
27일부터 1년 6개월 이상 가입자에게 지급될 이동통신사의 휴대전화 보조금이 당초 예상보다 적은 10만 원 선으로 알려진 가운데 휴대전화의 가격 양극화가 진행될 조짐이다.

통신업계에서는 30만 원 이하 저가(低價) 단말기와 50만 원 이상 고가(高賈) 단말기 수요는 높아지고, 그 중간 가격대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이동통신사가 보조금의 ‘구체적 액수’를 약관에 정하도록 한 정보통신부 방침 때문이다. 보조금이 단말기 가격에 상관없이 일괄 지급되기 때문에 보조금이 10만 원이라면 50만 원짜리 단말기는 40만 원에, 20만 원짜리 단말기는 10만 원에 살 수 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저가 단말기는 할인 폭이 커져 제품 가격 경쟁력이 있고, 얼리 어답터(조기 수용자)들이 기능 위주로 택하는 고가 단말기는 어차피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조금 시행 전 ‘막판 떨이’

14일 오후 휴대전화 매장이 밀집한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전자랜드.

보조금에 대한 기대심리로 인적이 뜸한 가운데 “지금이 휴대전화를 가장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시기”라는 대리점들의 호객 행위만이 이어졌다.

한 매장에 들어가 “기존 번호를 그대로 유지하고 싶다”고 말하자 직원은 출고가 30만 원대의 삼성 애니콜 ‘SPH-S3900’ 모델을 불과 3만 원에 내놨다. 이 단말기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8만 원에 팔렸다. 50만 원대의 모토로라 ‘핑크 레이저’와 LG전자 ‘초콜릿폰’은 30만 원대에 권했다. 그는 “이동통신사들이 보조금 시행을 앞둔 요즘 ‘불법 보조금’ 규모를 최대로 늘려 제품 떨이에 나섰다”고 했다.

○‘싸거나 비싸야 팔린다’

삼성전자는 30만 원대의 ‘미니 멀티폰’을 13일 출시했다.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는 삼성이 이례적으로 저렴하게 내놓은 이 제품은 보조금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팬택 계열과 VK도 다음 달 같은 가격대의 슬림 슬라이드폰을 출시한다. LG전자는 지난달 ‘LG-KP4500’을 내놓았다.

SK텔레콤이 최근 VK에 해외 휴대전화 개발 명목으로 100억 원을 지원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이동통신 3사 중 SK텔레콤에만 단말기를 지급하는 VK는 SK텔레콤의 저가 단말기 시장 확대에 크게 기여해 왔다.

한편 삼성전자의 ‘블루블랙 2 위성DMB폰’, LG전자의 ‘초콜릿폰’ 등 최첨단 기능과 디자인을 갖춘 50만 원 이상 고가 제품이 시장 영역을 넓히고 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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