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휴대전화 디자인 총괄 상무 “핫핑크 폰도 곧 출시”

  • 입력 2006년 3월 22일 02시 59분


지난해 말 출시돼 지금까지 35만 대가 팔린 LG전자의 ‘초콜릿폰’은 이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을 듣는다.

14.9mm의 검은색 초슬림 슬라이드 디자인, 빨간색 불이 들어오는 터치 키패드….

지난달 화이트데이를 겨냥해 내놓은 흰색 초콜릿폰에서는 라벤더 향기도 솔솔 피어난다.

LG전자 휴대전화 단말기 디자인을 총괄 지휘하는 디자인경영센터 김진(46·사진) 상무.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이달 말 핫핑크색 초콜릿폰을 새롭게 출시한다”며 “오렌지색 등 다른 색상의 초콜릿폰도 곧 나온다”고 밝혔다.

김태희, 다니엘 헤니, 현빈 등이 출연하는 감각적 광고와 초콜릿이라는 감성적 네이밍을 내세운 이 단말기가 핫핑크색의 ‘화사한 옷’까지 차려입는다니….

같은 색으로 이미 인기를 얻고 있는 모토토라 ‘핑크 레이저’와의 차이점을 묻자 “초콜릿폰의 특수 표면처리는 색감을 더욱 그윽하게 표현해 고급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무채색만이 고급스럽다는 생각, 화사한 색상이 여성을 위한 것이란 생각은 모두 편견이란다.

초콜릿폰을 시작으로 고가(高價)의 블랙라벨 시리즈를 전개하는 LG전자는 고급 소재를 사용한 새로운 형태의 ‘럭셔리폰’, 초콜릿폰 폴더형도 조만간 출시한다.

그가 주력하는 것은 감성디자인, 그중에서도 단말기의 ‘셀프 커뮤니케이션’ 기능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휴대전화가 스스로 사람에게 말을 걸 수는 없을까.’ 단말기 윗면을 밀면 키패드에서 불이 들어오는 디자인은 이 같은 고민에서 태어나게 됐다.

김 상무는 프랑스 인테리어 박람회 ‘메종&오브제’와 국내외 패션쇼를 다니며 부지런히 트렌드를 읽는다.

집 근처 커피전문점 ‘파스쿠치’의 간판 디자인에서 검은색과 빨간색 조합의 힌트를 얻기도 했다. 휴일에는 수채화로 꽃을 그리고, 휴가 때는 괌에서 요트를 탄다.

2001년 상무 타이틀을 따내 LG그룹 여성 임원 1호를 기록한 그는 “감성시대에는 소비자의 감성지수를 읽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늦둥이 5세 딸도, 칠순이 넘은 친정 부모도 알록달록하거나 투박한 단말기 대신 날렵하고 세련된 단말기를 좋아하더군요. 사람들이 테크놀로지를 익히며 얻는 성취감, 그것이 곧 감성 아닐까요.”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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