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지수 흐름을 보면 적어도 1,300 선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됐다. 1월 23일, 2월 15일, 3월 9일 등 3차례에 걸쳐 1,300 선이 위협받았지만 모두 지켜냈다. 어지간하면 깨지지 않는다는 이른바 ‘3중 바닥’이 형성된 셈이다.
반대로 지수 1,400 선 돌파도 쉽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다. 1월 31일 1,399.83까지 올랐던 지수는 이후 1,400 선 근처에도 못 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를 크게 뒤흔들 재료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호재는 없고 악재는 이미 지수에 다 반영돼 있다. 따라서 당분간 지수는 1,300∼1,400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익이 빨리 나지 않는다고 조바심을 내는 것은 좋지 않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차분히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 많다.
○ 잦은 매매는 큰 손해 부를수도
박스권 장세에서 투자자가 빠지기 쉬운 가장 큰 유혹은 저점에서 주식을 사고 고점에서 파는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주식을 사고팔면 쉽게 돈을 벌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를테면 지수가 1,300∼1,400에서 움직인다는 것을 전제로 지수가 1,300까지 떨어지면 주식을 대거 샀다가 1,400 근처까지 오르면 팔아 버리는 것이다.
이런 투자 전략은 언뜻 보기에는 괜찮은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정석 투자와는 거리가 멀고 위험도 크다. 특히 지수가 박스권을 탈출해 한 방향으로 추세를 잡으면 오히려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지수가 1,300 부근까지 떨어져 주식을 샀는데 그 뒤 주가가 박스를 깨고 하락하면 손해가 커진다. 반대로 1,400 근처까지 올라 주식을 팔았는데 주가가 박스를 깨고 쭉 오르면 많은 수익을 얻을 기회를 놓치게 된다.
박스권 투자는 상승 추세에서 주식을 팔고 하락 추세에서 사기 때문에 증시 흐름에 역행하는 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 단기재료 믿고 샀다가는 낭패
전문가들이 권하는 박스권 장세의 투자 전략은 크게 두 가지.
우선 자신이 투자한 종목에 확신이 있다면 짧은 주가 움직임에 흔들리지 말고 뚝심 있게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실적이 좋은 기업이라고 해도 주가가 1년 내내 오르는 게 아니다. 대체로 어느 한순간 점프하듯 급등하는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기업 실적만 좋다면 약간 지루하더라도 차분히 ‘점프할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 주가가 안 오른다고 조급한 마음에서 보유 주식을 팔고 다른 주식으로 갈아 타는 것은 바람직한 투자 전략이 아니다.
새로운 종목에 투자할 때에는 철저히 실적이 좋은 종목으로 투자 대상을 좁혀야 한다. 요즘처럼 주가지수 방향이 뚜렷하지 않을 때는 단기 재료를 믿고 투자했다가 낭패를 보기 쉽다.
따라서 증시 전체가 혹시 하락세로 돌아서더라도 잘 버틸 수 있는 실적 좋은 종목을 골라야 한다는 것.
미래에셋증권 강문경 연구원은 “박스권 장세일수록 실적이 좋아지는 종목으로 투자 대상을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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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외국인이 손 턴 삼성전자株 기관이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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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2월 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외국인투자가는 거래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팔고 외환은행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순매수(매수 금액이 매도 금액보다 많은 것) 상위종목에 쭉 올랐다. 하지만 달러당 원화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에 따라 1분기(1∼3월)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외국인들은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외환은행 주식을 6611억 원어치 사들였다. 그러나 2월 1일 1만5000원이던 외환은행 주가는 20일 1만3150원으로 12.3% 하락했다.
반면 기관투자가는 포스코 주식을 3155억 원어치 사들였다. KT&G에 이어 적대적 인수합병(M&A)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과 세계 철강업체보다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으로 집중 매수 대상이 된 것.
외국인의 집중 매도 대상인 삼성전자 주식을 기관투자가는 4번째로 많이 사들였다. 순매수 금액은 1941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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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코스닥시장에서는 인터넷종목에 대한 매수가 많았다. 외국인은 NHN을 701억 원어치, 기관은 CJ인터넷을 247억 원어치 샀다. 하지만 이 기간에 NHN 주가는 9.17%, CJ인터넷은 5.26% 하락했다.
이 밖에 코스닥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LG텔레콤 씨디네트웍스 키움닷컴증권 파이컴 등이다.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은 디에스LCD 네오위즈 GS홈쇼핑 휴맥스 아시아나항공 순이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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