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은 부채가 늘어난 만큼 증가하지 않아 개인의 부채 상환능력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05년 중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개인부문(가계, 소규모 개인기업, 민간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 잔액은 568조 원으로 1년 사이에 11.2% 늘어났다.
이를 지난해 말 현재 주민등록 인구 4927만 명으로 나누면 1인당 1153만 원의 금융부채를 지고 있는 셈이다.
반면 개인의 금융자산 잔액은 1127조 원으로 8.0%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금융부채에 대한 금융자산의 비율은 1.98배로 사상 처음으로 2배를 밑돌았다.
이 비율은 1999년까지만 해도 2.89배였으나 2000년 2.64배, 2001년 2.44배, 2002년 2.07배 등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개인들이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반 박종남 과장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금융회사들이 가계대출 늘리기에 주력한 데다 부동산시장 과열로 주택담보대출 수요도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박 과장은 "현재 산 가격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는 개인 금융자산을 시가(時價)로 평가하면 부채 대비 자산 비율은 2.2배 정도로 높아진다"며 "크게 우려할 만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은은 6월 올해 1분기(1~3월) 자금순환동향 발표부터는 금융자산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할 계획이다.
지난해 금융부문이 개인, 기업, 정부 등 비 금융부문에 공급한 자금은 139조8000억 원으로 2004년에 비해 82조 원 늘어났다.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이 크게 증가했고 주식, 회사채 등 유가증권 투자도 늘었기 때문이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