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창업환경 순위는 97위…경제 수준 대비 '미비'

  • 입력 2006년 3월 23일 16시 46분


한국의 창업 환경이 경제 수준에 비해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연구원 김광희 연구위원은 '창업규제 현황과 규제개혁방향' 보고서에서 세계은행이 세계 155개국을 대상으로 비제조업 창업환경 순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97위였다고 23일 밝혔다.

2004년 기준으로 서울에서 주식회사 형태의 기업을 창업하려면 평균 22일에 걸쳐 12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인 6단계의 두 배 정도였으며 전체 조사 대상 155개국의 평균인 9단계보다도 많았다.

창업에 소요되는 기간도 OECD 평균인 19일보다 길었다.

창업기간이 가장 짧은 캐나다의 경우 창업절차는 2단계에 소요기간도 3일에 불과했다.

또한 공장 건설이 필요한 제조업의 창업에는 관련 규제가 328건이나 됐다.

세제 관련 규제를 제외한 주요 규제는 68건이었다. 이 중 75%에 이르는 51건이 6개 행정 부처에 걸쳐 있는 입지 및 사업계획 승인과 관련된 규제였다.

공장부지 선정을 포함해 창업에 걸리는 기간은 총 18개월로 이 중 3분의 1인 6개월(180일)이 인허가 등 행정절차를 밟는데 걸리는 시간이었다.

또 수도권 외 지역에서 1만㎡의 농지를 전용하여 공장을 설립하는데 드는 최소 비용 21억 원 중에서 행정 절차에 들어가는 비용이 최소 1억5000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설립 등기를 온라인으로 하는 등의 방안을 통해 설립절차 및 구비서류의 간소화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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