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신세계 ‘유통大戰’

  • 입력 2006년 3월 27일 03시 05분


“네가 가는 곳이면 나도 간다.”

유통업계에서 숙명의 라이벌인 롯데쇼핑과 신세계가 또다시 정면대결을 펼치고 있다.

두 회사는 백화점과 할인점에서 각각 절대 강자로서 시장을 지배하면서 표면적으로는 양사 간에 평화적인 분위기가 조성돼 왔다.

롯데는 백화점에서 시장점유율 40%를 유지하며 부동의 1위를 고수하지만 할인점에서는 10%대로 3위에 머물고 있다.

반면 신세계는 할인점에서는 30%대를 유지하며 1위지만 백화점에서는 10%대로 3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프랑스계 할인점 까르푸가 매물로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롯데가 까르푸 할인점 32개를 모두 인수하면 신세계 이마트(79개)에 비해 절반에 불과했던 점포수가 75개로 늘어나며 정면대결이 가능해지기 때문.

이런 이유로 롯데는 지난달 롯데쇼핑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앞세워 까르푸 인수에 적잖은 공을 들여왔다.

그런데 신세계가 “인수하면 시장지배력을 굳힐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만큼 까르푸 인수전에 나설 것”이라며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펀드와 접촉 중”이라고 밝혀 롯데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두 업체는 이 밖에 공공연히 TV홈쇼핑 사업에 진출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어 이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달 1일 롯데쇼핑은 그룹 내 주요 유통, 금융사들이 개별적으로 운영해오던 멤버십과 포인트 제도를 하나로 통합한 ‘롯데 멤버스’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신세계도 이튿날인 2일 “통합포인트제를 도입하겠다”고 전격 선언하며 맞불을 지폈다.

두 업체는 또 올 2월 롯데가 사업권을 따낸 서울 김포공항 내 복합쇼핑몰 ‘스카이파크’ 개발권을 놓고도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사업은 2010년까지 국제선 청사 앞쪽에 있는 주차장과 여유 녹지공간 등 5만8950평에 백화점(연면적 1만5000평)과 할인점 쇼핑몰 호텔 전시실 등을 짓는 사업으로 수도권 서북지역 유통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는 요충지.

당초 지난해 11월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이 실시될 예정이었다가 두 회사의 신경전으로 입찰이 연기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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