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외환’실사 차질…“심사 통과 못할땐 기밀만 유출”

  • 입력 2006년 3월 28일 03시 00분


외환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국민은행이 27일 외환은행 정밀 실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국민은행의 실사 작업을 저지하겠다고 밝혀 실사 일정에 차질이 우려된다.

국민은행은 이날 4주 일정으로 외환은행 정밀 실사에 착수했다. 첫 단계로 외환은행 실무 직원을 인터뷰할 예정이었다.

외환은행 노조는 인터뷰와 자료 제출 거부, 현장 실사 불응 등의 방침을 노조원들에게 전달하고 인터뷰 대상 직원에게는 인터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받는 등 실사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합병하면 독과점 문제가 생겨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쟁 은행인 국민은행에 외환은행의 기밀 정보가 새 나가게 하는 건 대주주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경영진은 “직원들의 감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킬 것은 지키며 적절한 합의를 이끌어 내자”며 노조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노조가 방침을 철회하지 않고 있어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조가 정밀 실사를 계속 거부하면 물리적으로 현장 실사가 불가능해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외환은행 측의 설명이다.

실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국민은행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며 당혹감을 나타냈다.

국민은행 최인규 전략기획본부장은 “인터뷰 이외에도 확인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다른 작업을 진행하면서 서두르지 않고 노조에 협조를 부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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