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록 로비 파문]대검 수사기획관 문답

  • 입력 2006년 3월 28일 03시 00분


채동욱(蔡東旭)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은 27일 브리핑에서 “26일 실시한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본사와 글로비스, 현대오토넷 등 3개 회사 압수수색에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채 기획관은 이어 “김재록 씨의 로비 부분에 대해 본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오전 7시 30분에 시작된 압수수색이 왜 오후 11시 30분에야 끝났나.

“검사 10명을 포함해 총 90명이 투입됐다. 대검 중수부가 현대차그룹 전체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게 아니냐는 오해가 있을 것 같아서 다시 말씀드린다. 특별히 현대차그룹을 배려한다기보다는 정상적인 영업 활동의 장애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사에 필요한 압수 물량을 현장에서 분류했다. 가져올 것과 두고 올 것을 분리해 인력도 많이 필요했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압수된 물품은….

“80상자 정도 분량이다. 컴퓨터 본체는 손을 안 댔고, 상당 부분 복사해 가져왔다. 현재 신속히 분석 작업을 하고 있으며, 필요한 부분은 복사하고 필요 없는 부분은 단계별로 회사에 돌려주겠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

“일부 언론사에서 보도한 로비스트의 리스트 같은 성과는 아니다. 만약 그게 나왔다면 수사가 사실상 끝난 것이다. 대기업은 그런 리스트는 작성하지 않는다. 그런 것을 기대하고 들어간 건 아니다.”

―압수수색 후 김 씨는 조사했나.

“현대차그룹과 우리은행 등 김 씨의 로비 관련 부분에 대해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조사한다. 현재 김 씨가 받고 있는 혐의 또는 의혹들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실무자 조사도 병행해서 진행하고 있다.”

―출국금지 대상자는….

“1단계로 현대차그룹과 다른 회사 관련자 10여 명을 출국금지했다.”

―정관계 고위 인사는….

“출국금지된 10여 명 가운데는 없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없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사장도 포함됐나.

“확인해 줄 수 없다.”

―비자금 조성은 글로비스의 계열사와 관련 있나.

“계열사나 협력사는 아니고, 하청업체라고 생각하면 된다.”

―수사의 본질은 뭔가.

“김 씨의 로비가 본질이다.”

―현대차그룹도 마찬가지인가.

“김 씨의 로비도 결국 비자금 출처가 나와야 수사가 용이하다.”

―로비 대상자로 파악되는 정관계 인사들도 소환 조사할 예정인가.

“혐의가 있다면 예외 없이 소환한다.”

―건축 인허가 관련 로비 대상은 누구인가.

“알아서 판단하라.”

―서울시나 서초구청 관계자는 조사했나.

“로비 대상자는 조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정 회장 등의 소환 가능성은….

“그렇게 질문하는 것은 오늘 벼를 수확했는데, 밥 내놓으라는 것과 같다.”

―건축 인허가 관련 로비가 현대차그룹 내부 제보인가.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제 조사에 들어간다. 그쪽에서 했다면 보안 유지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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