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푸, 나먹자니 부담, 남주자니 배아프고…

  • 입력 2006년 3월 30일 03시 03분


‘덥석 먹자니 부담스럽고, 포기하자니 아깝고….’

매물로 나온 프랑스계 할인점 한국까르푸 몸값이 치솟으면서 인수전에 참여한 업체들이 고민에 빠졌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까르푸 인수에 필요한 금액은 당초 1조2000억∼1조5000억 원대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인수전이 과열 양상을 빚으면서 최근 1조5000억∼1조8000억 원대로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인수 이후 까르푸 점포 개보수 및 마케팅 비용으로 4000억∼5000억 원이 추가로 들 것으로 추정된다.

신세계의 한 관계자는 “1조2000억 원 안팎을 적정 인수가로 보고 있지만, 최근 업체 간 경쟁으로 가격이 높아졌다”며 “경쟁업체에 넘어가는 것을 손 놓고 보자니 답답하고 그렇다고 요구 금액을 줄 수도 없어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삼성테스코 관계자도 “까르푸를 인수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으나 적정 인수가격 산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근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언급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업체들의 인수 경쟁으로 까르푸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더 높게 매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걱정했다.

한편 인수의향서 접수(4월 4일)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4월 7∼10일경)을 앞두고 까르푸 내부에서는 롯데그룹에 우호적인 소문이 나돌고 있다.

까르푸 관계자 일부에선 롯데그룹이 까르푸 인수를 염두에 두고 롯데쇼핑 상장을 서둘러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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