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주공아파트 청약 현장에서 만난 박영숙(49·여·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씨는 “직장에 휴가를 내고 아침부터 서둘러 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한주택공사의 분양 및 임대 아파트 청약을 시작으로 판교신도시 동시 분양의 막이 올랐다.
분당구 야탑동 탄천종합운동장에 마련된 주공아파트 청약 현장 접수처에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청약자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며 당초 우려했던 청약 대란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인터넷 청약도 서버가 다운되거나 접속 폭주로 인한 정체 없이 원활하게 진행됐다.
주공 경기지역본부 판매팀 김재경 차장은 “인터넷 청약이 원칙이라는 안내를 여러 차례 했으며 첫날 청약조건(5년 무주택 성남시 거주자, 청약저축 납입액 700만 원 이상)을 갖춘 사람이 4800명 정도로 그리 많지 않아 크게 붐비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에 익숙지 않은 노인이나 인터넷 청약이 못 미더워 현장까지 나온 30, 40대 청약자가 적지 않았다.
최영자(44·여·성남시 중원구 금광동) 씨는 “인터넷 모의청약도 해 보고 사이버 모델하우스도 둘러봤지만 전산 장애로 청약을 하지 못하거나 자칫 잘못 기재해 당첨 무효가 될까봐 아예 현장에 왔다”고 말했다.
대학 입시 때처럼 눈치작전을 펴는 청약자도 많았다.
홍선표(40·여·성남시 수정구 수진동) 씨는 “접수 마감시간까지 기다렸다가 경쟁률이 가장 낮아 보이는 평형에 접수하겠다”고 했다.
성남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주공 분양(589가구)과 임대(299가구)는 접수 첫날 1463명이 청약해 평균 1.6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임대 17-1블록 24A평형이 42가구 모집에 294명이 청약해 경쟁률이 7 대 1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전체 43개 타입(분양 27개, 임대 16개)이 청약 마감 요건(청약자가 모집가구 수의 150%, 현장 청약이 100% 초과)에 미달돼 30일에도 청약이 계속된다.
30일은 성남시 거주 5년 이상 무주택자 가운데 청약저축 납입액 800만 원 이상(분양), 납입 횟수 60회 이상(임대) 가구주가 청약할 수 있다.
성남=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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