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31일 "글로비스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수표와 양도성예금증서(CD)를 비롯한 압수물의 출처를 역추적해 은닉 비자금 조성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26일 현대차그룹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글로비스 금고에서 현금과 CD, 미국 달러 등 은닉 비자금 수십억원을 확보했으며 비자금 조성과 관련한 추가 단서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4일 중국으로 출장간 뒤 일정과는 달리 돌아오지 않고 있는 글로비스의 자금 담당 이사 조모 씨에 대해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
채 수사기획관은 "이주은 글로비스 사장과 재무팀장 곽모 씨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고 압수물도 있는 만큼 조 씨의 진술이 없더라도 수사에 장애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바지금 조성 과정에 대한 참고 차원에서 조 씨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금융브로커 김재록 씨가 현대차그룹의 서초구 양재동 사옥 인수를 도와주는 대가로 수십억원을 받고 로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 수사기획관은 이에 대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비자금 조성과 김 씨의 정관계 로비에 대한 수사 동시 진행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는 이번 주 말까지 현대차그룹에서 압수한 자료 분석에 주력하면서 현대차그룹 비자금 조성 경위와 사용처, 정몽구 회장과 그의 장남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비자금 조성 개입 여부를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대차그룹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 작업을 이번 주말까지 마치고 다음 주부터는 자동차전기장치부품 생산 계열사인 현대오토넷의 비자금 조성에 대해 본격 수사하기로 했다.
현대오토넷은 정의선 사장의 '돈줄'이자 또 다른 비자금 창구로 알려져 있어 비자금 조성과 관련한 새로운 증거가 확보될 경우 정 회장과 정 사장에 대한 소환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다음 주 현대오토넷 비자금 의혹 수사를 시작하게 되면 김 씨에게 금품을 주며 로비를 부탁했던 다른 몇몇 기업에 대한 수사는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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