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발생하지 않은 이익에 대한 부담금 부과를 놓고 부동산 업계는 물론 학계와 법조계에서도 위헌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개발이익 산정 및 부담금 분담 방식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서울 강남지역 4개구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는 모두 208개 단지, 11만9500가구로 이 중 7만8166가구가 개발부담금을 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 위헌 논란에 산정방식 논란까지
정부는 수년 전부터 재건축 개발부담금제를 도입하려다 취소했다. 개발부담금의 본래 취지와 어긋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개발부담금을 규정한 ‘개발이익환수법’에 따르면 개발이익은 ‘개발사업의 시행 또는 토지이용계획의 변경 등에 의한 토지가액의 증가분’(2조 1항)이다. 이런 취지라면 기존 땅에 건물을 새로 올리는 재건축에는 부과할 수 없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정부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G변호사는 “정부가 현재의 개발이익환수법으로는 재건축 아파트에 개발부담금을 매길 수 없으니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법’(가칭)이라는 특별법을 만들어 기존 법체계를 뒤흔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무법인 로티스의 최광석 변호사는 “유독 재건축 개발권만 제한한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며 “이미 진행 중인 재건축 단지에 부담금을 소급 적용하는 문제도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저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건설교통부는 “재건축으로 인한 이득은 사회적 노력에 따른 반사이익”이라며 “위헌 논란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개발이익 산정 방식을 둘러싸고도 말이 많다.
우선 개발부담금에서 공제하는 정상 집값 상승분을 어떻게 계산할 것인가가 쟁점.
정부는 국민은행의 구별 집값 상승률을 기준으로 산정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같은 구 안에서도 집값이 천차만별이어서 구 평균으로 하면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더욱이 구별 통계는 2002년 12월부터 만들어져 이전 값은 기준시가로 산정할 수밖에 없다.
재건축 준공 전에 아파트를 팔고 다른 집을 샀다면 누구에게 개발부담금을 매길 것인지도 논란거리다.
○ 관망으로 돌아선 재건축 시장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는 오름세가 한풀 꺾인 채 관망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6억 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 축소 조치가 집값을 떨어뜨릴 것으로 보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정안부동산 박정진 부장은 “재건축 절차가 상당히 진행된 잠실1∼4단지에 대해 관심이 많지만 대출이 어려워져 실구매자는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3·30 대책 중 재건축 개발부담금제를 둘러싼 논란 | |
논란 쟁점 | 이유 |
미실현된 개발이익에 대한 부담금 부과 | -개발부담금은 토지 형질 변경 등을 수반한 개발 사업 시 발생하는 이익에 징수하는 것으로 재건축에는 부과할 수 없다-건축 행위 중 유독 재건축의 개발 이익에만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 |
개발부담금 중 공제되는 정상 집값 상승분 계산 방식 | -국민은행이 산정한 구별 집값 상승률이 기준. 그러나 같은 구에서도 단 지나 개별 아파트에 따라 집값이 천차만별-2002년 12월 이전 단지는 국민은행 통계가 없어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해야 함 |
개발부담금을 누구에게 부과하나 | -준공 시점 조합명부에 들어있는 조합원이 원칙적으로 부담해야 하나 준공 직전 조합원이 다른 곳으로 이사한 경우 누가 내야 하는지는 미확정 |
자료: 건설교통부, 각 재건축 조합, 최광석 변호사 |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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