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제품도 ‘클래식’있다…실용성-꾸준한 업그레이드로 장수

  • 입력 2006년 4월 3일 03시 03분


‘옛날 것이 그래도 좋다!(Oldies But Goodies)’

매일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는 정보기술(IT) 업계에도 ‘새우깡’ ‘박카스’처럼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장수 제품들이 있다.

성공 비결은 소비자 신뢰 유지와 효과적인 제품 업그레이드로 집약된다.

○ 방수기능 디카도 꾸준한 인기

미국 휴대전화 단말기 생산회사인 모토로라는 1996년 세계 최초의 폴더형 아날로그 휴대전화 ‘스타택’을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이 제품은 2000년 디지털로 통화 방식이 바뀌어 없어질 때까지 130만 대가 넘게 팔렸다.

2004년 2월 나온 후속 모델 ‘스타택 2004’는 디지털 카메라, MP3 플레이어 기능이 없었는데도 매달 10만 대 이상 팔렸다. 옛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통화’라는 실용성을 강조해 성공했다.

같은 해 7월 내놓은 ‘제2의 스타택’ 레이저(RAZR)도 기능이 아닌 슬림(Slim) 디자인으로 경쟁의 초점을 바꾸며 세계적으로 2000만 대 이상 팔렸다.

올림푸스 한국이 2003년 내놓은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뮤’ 시리즈도 지난해 말까지 한국에서 40만 대가 넘게 팔렸다. 올림푸스 측은 “화소(畵素·픽셀) 수뿐 아니라 물에 빠뜨리거나 떨어뜨려도 망가지지 않도록 실용성을 꾸준히 강조해 온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 소비자의 욕구를 읽어라

장수 IT 제품들은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 업그레이드를 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온라인 게임업체 웹젠이 2001년 내놓은 3차원 온라인 게임 ‘뮤 온라인’의 동시 접속자 수는 평균 4만5000명. 4만 명 이상이 한꺼번에 즐기는 온라인 게임은 ‘리니지’ ‘로한’ 등 4, 5개뿐이다.

웹젠은 성공 비결로 초보자도 즐길 수 있도록 한 다양한 수준의 콘텐츠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꼽았다.

올림푸스 한국의 콤팩트 디카 뮤 시리즈는 얇게 만들기 경쟁에 치중하던 디카 업계의 개발 패턴에서 벗어나 다소 두껍지만 한 손으로도 안전하게 잡고 찍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모토로라의 ‘핑크 레이저’는 대담한 색깔로 패션 소품 이미지를 주며 인기를 끌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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