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朴英洙)는 압수수색에서 현대차그룹이 계열사를 통해 매년 수십억 원씩 모두 수백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회계장부와 내부 문서 등을 확보했다.
이렇게 조성된 수백억 원대의 비자금은 현대차그룹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연구센터 증축 인허가 등과 관련해 금융브로커 김재록(金在錄·46·구속) 전 인베스투스글로벌 회장에게 로비자금 명목으로 전달한 수십억 원과는 별개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그룹의 자금 문제를 총괄하는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와 현대차 재경본부 등이 글로비스와 현대오토넷 등 계열사에 비자금 조성 등을 지시 또는 할당한 내용이 담긴 자료를 압수했다.
검찰은 또 정몽구(鄭夢九) 그룹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鄭義宣) 기아차 사장의 후계 승계 전략을 담은 내부 보고서도 입수해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현대차그룹의 비자금 조성이 정 사장의 경영권 승계 구도와 관련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한편 정 회장은 2일 오후 6시 5분 미국 샌프란시스코행 대한항공 KE023편으로 출국했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미국 방문은 이달 말 착공 예정인 기아차 조지아 주 공장부지 및 공장건설에 필요한 전반적인 현황을 점검하는 것이 주 목적”이라며 “1주일 계획인 미국 방문은 검찰 수사와 무관하며 이전부터 예정됐던 일정”이라고 밝혔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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