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통화정책의 주 목적은 아니지만 최근 부동산의 불안한 움직임을 상당한 우려를 갖고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발언은 3일 채권시장에서 조만간 콜금리(금융회사 간 초단기 자금거래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3년 및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31일보다 각각 0.05%포인트, 0.07%포인트 올랐다.
이 총재는 이날 취임 직후 한 기자회견에서 “경제의 큰 흐름이 바뀌면 통화정책도 그에 맞게 바뀌어야 하며 상황에 맞지 않는 판단을 한다면 좋은 중앙은행 총재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의 조사연구 기능을 강화해 경제 현황과 경기 전망을 제대로 파악하겠다고 덧붙였다. 통화정책의 일관성도 중요하지만 경제 흐름이 바뀌면 신축적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는 것.
특히 부동산 문제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부동산 문제는 전 세계적 현상이며 세계적 통화정책 기조와도 관련이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한은의 지상 목표인) 물가(안정)가 통화정책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통화정책이 잘 되고 있느냐, 아니냐의 징조는 물가뿐 아니라 부동산시장에서도 나타난다”고도 했다.
미국 유럽 등 세계 각 지역의 정책금리 인상이 부동산가격 거품 해소를 겨냥하고 있어 한국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대증권 이상재(李尙在) 거시경제팀장은 “통화정책 결정의 우선순위에서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뜻”이라며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잡히지 않으면 강력한 통화 긴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융시장은 통화정책의 1차 파급경로인 만큼 시장과 원활한 대화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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