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뒷심이 부족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일 “한국경제에 더블딥(Double Dip) 현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더블딥은 일시적으로 경기가 반등하는 것처럼 보이다가 다시 하락 국면으로 접어드는 현상. 이런 우려가 나온 것은 지난해 초에 이어 1년여 만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가장 잘 보여 주는 2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월의 100.7에서 2월에 100.4로 떨어졌다. 2월 소비재판매 증가율도 1.1%로 1월의 8.9%에서 급락했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산업생산 증가율은 1월의 12.2%에서 2월 6.7%로 하락했다.
소비와 생산의 두 축이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다.
유가 상승과 원화 강세로 수입액이 크게 늘면서 국제수지도 지난달 적자를 냈다.
재정경제부 박병원 1차관은 “현재 한국 경제는 노란불”이라며 “경기가 일시적으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재경부 김석동 차관보도 3일 “경상수지 흑자가 당초 전망치 150억 달러(약 15조 원)보다 크게 적은 100억 달러를 밑돌 수 있다”며 “체감경기가 아직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2001년 이후 매년 연초에 좋았다가 중반에 나빠지는 패턴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데 필수인 기업투자와 고용이 살아나지 않기 때문에 경기회복의 뒷심이 부족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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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2∼3개월이 갈림길
하지만 당장 경기가 다시 꺾였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날 발표한 4월 기업경기 종합실사지수(BSI)는 112.7로 4월 경기가 3월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 기업이 많았다. BSI는 8개월째 100을 넘어 기업들이 앞으로의 경기를 낙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상장 제조업체 476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성과·전망조사에서도 응답 업체의 매출 증가 전망이 79.1%, 당기순이익 증가 전망이 72.4%였다. ‘쌍끌이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3일 경제회복 기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그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우리 경제가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타고 있으며 지난해 하반기에는 확장세가 빨랐다”며 “올해 초 속도가 좀 달라졌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2일 열린우리당 워크숍에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1분기 경제성장률은 6%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지훈 수석연구원은 “가계부채가 많이 줄었고 3월에 환율 하락세도 꺾였기 때문에 향후 전망이 그리 나쁘진 않다”며 “1, 2월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며 앞으로 2∼3개월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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