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네수엘라 천연자원 국유화 선언
“미국과 친미 정권의 제국주의자로부터 에너지와 자원을 해방시킨 오늘은 자원주권의 독립일이자 역사적인 날이다.”
지난달 31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원유를 포함한 모든 천연자원의 국유화를 공식선언했다.
새 법에 따라 베네수엘라 석유공사(PDVSA)는 외국 회사가 참여 중인 32개 유전사업에서 일방적으로 60%의 지분을 빼앗아 주도권을 행사하게 됐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로부터 추가매장량을 인정받아 3770억 배럴로 사우디아라비아(2700억 배럴)를 제치고 세계 1위의 원유보유국으로 떠오른 나라.
차베스 대통령은 고유가 시대를 맞아 국가 수입을 늘리고 석유를 무기화하겠다는 전략으로 국유화를 추진해 왔다.
에너지자원을 국유화하면 유전 개발에 참여한 외국기업의 기존 계약이 무효화된다. 새로운 계약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하거나 그게 싫으면 사업을 접고 떠나야 하는 상황이다.
석유공사는 이번에 지분이 대폭 줄어든 오나도 광구에서 하루 3000배럴, 연간 100만 배럴을 생산해 왔다. 지난해 이곳에서 거둔 매출은 800만 달러(약 80억 원), 순이익은 140만 달러다.
○ 볼리비아, 페루도 위험
지난해 말 당선된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석유 철도 통신 등 국가 주요사업의 국유화를 추진 중이다. 볼리비아에서는 동원이 팔마 광구에 100% 지분을 갖고 있다.
국내 최대정유사인 SK㈜는 9일 치러질 페루 대통령 선거를 걱정하고 있다. 좌파 민족주의자인 오얀타 우말라 예비역 육군 중령이 30%대의 지지율로 근소한 차이지만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말라 후보 역시 대선 공약으로 에너지자원 국유화를 내세웠다.
SK㈜는 페루 카미시아 광구에서 17.6%의 지분으로 연간 매출 1억4000만 달러, 순이익 5000만 달러를 거두고 있다. 해외석유사업 매출의 절반이 여기에서 나온다. 만약 우말라 후보가 대통령이 돼 국유화가 현실화되면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페루 리마에 주재하고 있는 임시종(林時鍾) SK㈜ 지사장은 “솔직히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기를 절박하게 바라고 있는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노 팀장은 “남미의 정치상황이 불안정해 올해부터 해외 석유개발 투자대상에서 남미지역을 후순위로 분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