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대신 ‘슈퍼’ 경쟁

  • 입력 2006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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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매년 100개씩 늘릴 듯

대형 유통업체들이 슈퍼마켓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섰다. 할인점이 용지 확보의 어려움으로 성장에 한계를 보이자 대안으로 슈퍼마켓이 떠오르고 있는 것.

특히 유통업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이랜드가 지난해 인수한 해태유통을 앞세워 슈퍼마켓 시장 1위를 노리고 있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가장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하는 곳은 이랜드다.

해태유통의 이름을 ‘킴스 클럽마트’로 바꾸고 기존 25개 점포를 8월 말까지 모두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해태유통은 1996년까지 슈퍼마켓 업계 1위를 지키다 2000년 부도 후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회사.

‘킴스 클럽마트’는 올해 9개 점포를 추가로 내는 것을 비롯해 2010년까지 전국에 모두 150개점을 더 낼 계획이다.

현재 업계 1위인 GS수퍼는 2010년까지 매출액 2조 원 달성 목표를 세우고 점포 수를 현재(84개)보다 두 배가량 많은 160개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방 슈퍼마켓을 인수합병(M&A)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업계 2위 롯데슈퍼도 2010년까지 매출 1조 원, 점포 120개를 목표로 올해에만 15개점을 새로 열기로 했다. 현재 이 회사의 점포는 모두 46개.

삼성테스코 홈플러스가 운영하는 수퍼익스프레스도 현재 21개에 불과한 점포를 연말까지 50개로 늘리기로 했다. 킴스 클럽마트 이동락 전략기획실장은 “앞으로 10년간 대형 슈퍼마켓은 매년 100∼150개씩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슈퍼마켓 확장에 적극적인 이유는 할인점 용지 확보가 한계에 부닥쳤기 때문이다.

할인점 출점 규제와 재래시장 상인들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점도 할인점 증설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할인점보다 개점비용 싼 게 장점

롯데슈퍼의 한 관계자는 “500평 정도의 용지만 확보하면 슈퍼마켓을 만들 수 있다”며 “웬만한 아파트단지 하나가 세워지면 슈퍼마켓을 세울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소비자층의 급속한 노령화도 슈퍼마켓의 장점을 부각시킨 요인이다. 걸어서 10분 이내에 위치하면서 무료배달서비스 등 할인점에서 하기 어려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 점포 한 곳의 개점비용이 30억∼60억 원으로 할인점(400억∼600억 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유통업체들에는 매력이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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