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인수전 빅매치 되려나…국내외 10곳 의향서 받아가

  • 입력 2006년 4월 10일 03시 00분


LG카드 인수전이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LG카드 채권단의 고위 관계자는 9일 “그동안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린 국내외 금융회사를 포함해 10여 곳이 인수의향서를 받아갔다”며 “그중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외국 금융회사도 있다”고 말했다.

인수의향서를 받아 간 회사로는 국내에서는 신한금융지주와 농협, 하나금융지주 등이, 외국 회사로는 씨티그룹, 메릴린치, 테마섹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금보험공사의 견제를 받고 있는 우리금융지주도 일단 인수의향서를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인수의향서를 받아간 10여 개 금융회사가 모두 ‘실전’에 뛰어들지는 않겠지만 최근 외환은행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때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 싱가포르개발은행(DBS) 3곳만 인수의향서를 받아간 것과 비교하면 LG카드에 관심을 보이는 곳이 그만큼 많다는 뜻.

대우증권 구용욱 금융팀장은 “LG카드는 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자산(11조 원)과 방대한 고객 데이터베이스(1000만 명)를 갖췄고 부실을 모두 털어낸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LG카드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당분간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대형 금융회사가 없기 때문에 덩치를 키울 필요가 있는 국내 은행뿐 아니라 외국의 금융회사까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LG카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가격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구 팀장은 “경쟁이 치열해지면 꼭 인수해야겠다고 생각하는 회사는 가격을 더 높게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계 템플턴자산운용이 지난해 6월 이후 LG카드 주식 577만1837주를 사들여 지분을 0.47%에서 5.19%로 늘린 것도 이런 분위기를 읽고 시세 차익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템플턴은 2003년 11월 1000억 원을 투입해 LG카드 지분을 11.35%까지 늘렸지만 2004년 1월 LG카드 유동성 위기가 터진 후 지분을 급하게 처분하면서 약 800억 원의 손실을 본 적이 있다.

LG카드의 공동 매각 주간사회사인 산업은행과 JP모건은 12일부터 19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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