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검찰과 협의 아래 베이징 출국

  • 입력 2006년 4월 17일 11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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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17일 오전 10시 아시아나항공 OZ331편을 타고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정 회장은 이날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중국 출장은 예정에 있던 행사 때문에 방문하는 것"이라며 "예정대로 19일 귀국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현대차도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신문에 난 대로…"라고 대답했다.

그는 검찰조사를 받은 임원들이 비자금 조성을 윗선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진술했다는 언론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신문에 그렇게 났는데 확실한 것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위아㈜·아주금속 등 계열사들이 부채 탕감을 받은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는 검찰 발표에 대해서는 "나는 도대체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18일 열리는 현대차의 중국 제2 공장 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오늘 오전 10시 베이징으로 출국했으며 19일 돌아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 회장의 출국은 지난번 미국 출장과는 달리 검찰과 협의를 거친 것이다.

정 회장의 출국에는 의전담당 비서인 이봉재 이사 등 10여명이 수행하며, 현대차 설영흥 중국 담당 부회장과 서병기 품질총괄본부장(사장) 등은 이미 현지에서 제2 공장 기공식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 11월 가동 예정인 현대차 제2 공장(연산 30만대)은 제1 공장(30만대)과 함께 세계 3위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 회장은 기공식에서 베이징 제2 공장 건설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중국에서 현대차가 도약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줄 것 등을 당부할 계획이다.

그는 또 기공식 참석 외에 제1 공장도 방문해 쏘나타 등의 생산라인과 판매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고객들에게 보다 좋은 품질과 서비스로 보답할 것을 주문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번 중국 방문기간에 중국 고위관계자들과 만나 비자금 사태로 공장건설 등 현대차의 중국사업 전략이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해외 현장방문은 이번이 올해 들어서만 다섯 번 째로, 지금까지 인도와 미국, 중국 등을 다녀왔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일문일답

비자금 관련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은 17일 오전 10시 아시아나항공 OZ331편을 타고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정 회장은 이날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중국방문은 예정에 있던 행사 때문"이라며 "예정대로 19일 귀국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공항에서 정 회장이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

-현대자동차에서도 비자금을 조성했다는데…?

"신문에 난대로…"

-검찰에 소환된 임원들이 '윗선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는데…?

"그것은 신문에 그렇게 났는데 하여간 확실한 것은 잘 모르겠다."

-검찰엔 언제 출두하나?

"신문에 난 것은 봤다."

-김동훈 안건회계법인 전 대표를 알고 있나?

"…"

-검찰이 위아·아주금속 등 부채 탕감 기업들이 잘못했다고 밝혔는데…?

"모르겠다. 나는 도대체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다."

-사회헌납 등 기여방안에 대해서는…?

"그런 것 계획없다."

-기공식 참석 의미는…?

"예정대로 약속돼 있는 것이어서 가는 것이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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