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관련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몽구(鄭夢九) 회장이 17일 오전 11시 45분경(중국 시각) 아시아나항공 OZ331편으로 베이징(北京)의 셔우두(首都)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짙은 감색 싱글 차림으로 귀빈실을 통해 공항 청사 밖으로 나선 정 회장은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는 듯 애써 웃음을 지어보였다.
"한 말씀 해 주시죠. 혹시 (검찰로부터) 소환통보 받으셨나요?" 현지 특파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그는 "아, 나중에…"라고 손사래를 치며 입을 다문 채 차에 올랐다.
정 회장은 전용차인 '京A 24245' 에쿠스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간 뒤 베이징 북동쪽 교외(郊外) 순이(順義)지역에 위치한 중국 제2공장 기공식 현장으로 향했다.
이날 공항에는 노재만(盧載萬) 베이징현대자동차의 총경리(사장) 등 현지 직원 20여명이 나와 무거운 표정으로 정 회장을 맞았다. 박정인(朴正仁) 현대모비스 고문과 유홍종(劉洪鍾) BNG스틸 회장 등 수행 인사 10여명이 동행했다.
베이징 시는 이날 20대 여성 20명으로 구성된 '미녀 환영단'을 공항에 보내 정 회장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환대했다.
베이징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조지아 주 공장과 달리 중국 제2공장은 예정대로 착공식을 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베이징의 '그린 올림픽' 계획에 따라 내년에는 베이징 시내의 모든 토목공사가 불허되는 만큼 공사를 서두를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 일행이 탄 비행기는 이날 도착예정 시각보다 50분가량 늦게 공항에 도착했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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