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나중에…” 입다문 현대 정몽구 회장

  • 입력 2006년 4월 17일 17시 11분


"아, 나중에…."

비자금 관련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몽구(鄭夢九) 회장이 17일 오전 11시 45분경(중국 시각) 아시아나항공 OZ331편으로 베이징(北京)의 셔우두(首都)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짙은 감색 싱글 차림으로 귀빈실을 통해 공항 청사 밖으로 나선 정 회장은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는 듯 애써 웃음을 지어보였다.

"한 말씀 해 주시죠. 혹시 (검찰로부터) 소환통보 받으셨나요?" 현지 특파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그는 "아, 나중에…"라고 손사래를 치며 입을 다문 채 차에 올랐다.

정 회장은 전용차인 '京A 24245' 에쿠스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간 뒤 베이징 북동쪽 교외(郊外) 순이(順義)지역에 위치한 중국 제2공장 기공식 현장으로 향했다.

이날 공항에는 노재만(盧載萬) 베이징현대자동차의 총경리(사장) 등 현지 직원 20여명이 나와 무거운 표정으로 정 회장을 맞았다. 박정인(朴正仁) 현대모비스 고문과 유홍종(劉洪鍾) BNG스틸 회장 등 수행 인사 10여명이 동행했다.

베이징 시는 이날 20대 여성 20명으로 구성된 '미녀 환영단'을 공항에 보내 정 회장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환대했다.

베이징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조지아 주 공장과 달리 중국 제2공장은 예정대로 착공식을 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베이징의 '그린 올림픽' 계획에 따라 내년에는 베이징 시내의 모든 토목공사가 불허되는 만큼 공사를 서두를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 일행이 탄 비행기는 이날 도착예정 시각보다 50분가량 늦게 공항에 도착했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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