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들 잇달아 외식사업 ‘부업’ 왜?

  • 입력 2006년 4월 19일 03시 01분


엔진 세척제와 스파게티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전자 부품과 음료수는 또 어떤 관계일까.

제조업체들이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없는 외식업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사업 전망이 밝은 대표적 서비스업인 외식업은 초기 투자비가 적어 사업 다각화의 발판으로 삼기에 좋다. 현금 장사이다 보니 ‘캐시 카우’ 역할도 한다. 그러나 섣불리 뛰어들었다가 적자만 보고 철수하는 곳도 적지 않다.

삼양, 세븐스프링스 인수

○ 제조업과 외식업의 만남

삼양그룹은 18일 토종 패밀리레스토랑업체 세븐스프링스를 인수했다. 2001년 설립된 세븐스프링스는 서울 역삼 여의도 등 4개 점포에서 지난해 매출이 68억 원이었다. 6월 말 서울 광화문에 이어 명동과 목동. 경기 성남시 분당에도 점포를 열 예정이다.

삼양그룹은 외식사업을 통해 서비스업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화학섬유를 만들었던 이 회사는 섬유 부문을 분리한 뒤 식품 의약품 화학 부문에 주력하고 있다. 2003년 베이커리 카페 ‘카페 믹스&베이크’를 통해 외식업에 진출했다.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경인전자는 모회사보다 자회사가 더 잘 알려져 있다. 생과일 음료업체인 ‘스무디킹’이 그것. 김효조 경인전자 회장의 장남 김성완 사장이 이끄는 스무디킹은 3년 만에 점포를 14개로 늘리면서 순항 중이다. 이 회사 매출은 경인전자 전체 매출의 15%에 달한다.

스파게티 체인업체인 삐에뜨로와 중국 만두 전문점 난시앙은 동양제철화학 계열사인 자동차용품업체 불스원의 외식사업부 소속이다. 불스원은 엔진세척제 ‘불스원샷’으로 유명한 자동차용품 업체로 이수영 동양제철화학 회장의 차남인 이우정 사장이 맡고 있다.

○ 소비자 접점 넓혀 업종 전환

제조업체가 외식업에 뛰어드는 것은 국내 제조업 환경이 열악해 다른 사업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 3차 산업으로 업종을 전환하기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 단시간에 성패를 판단할 수 있어 리스크도 적다. 소비자와 접점이 넓어 기업 지명도를 높이고 시장 트렌드를 읽기 쉽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현대종합상사는 2003년 하반기 맥주집 미요센과 회전초밥집 미요젠을 열면서 종합상사의 사업 다각화 사례로 주목을 받았지만 2005년 사업을 접었다. 투자비용에 비해 수익이 형편없었기 때문.

수익낮아 사업 포기도

회사 관계자는 “점포 10개 해봐야 순이익 5억∼10억 원 정도 나는데 이런 식으로는 대기업 경영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스무디킹 김성완 사장은 “초기 투자비는 적지만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고 운영하는 데 자금이 많이 든다”면서 “자금력을 갖추고 길게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제조업체의 외식업 진출 사례
기업주력업종계열 외식업체
삼양그룹식품 의약품 화학세븐스프링스
동양제철화학화학삐에뜨로, 난시앙
경인전자전자부품스무디킹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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