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기업 외환 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의 엔화 대출 규모는 지난달 말 현재 6593억 엔으로 지난해 말보다 780억 엔 늘어났다.
엔화 대출 규모는 2004년 말 4400억 엔, 지난해 6월 말 4325억 엔을 나타내는 등 큰 변화가 없었지만 원-엔 환율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지난해 3분기(7∼9월)부터 크게 늘었다.
이는 엔화 대출이 일본 정부의 ‘제로금리’ 정책 때문에 금리가 연 2% 안팎으로 매우 싼 데다 환율 급락에 따른 환차익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100엔당 원화 환율은 1000원대 초반. 당시에 1억 원을 엔화로 대출받았다면 최근 환율이 800원대 초반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약 2000만 원의 원금이 줄어든 셈이다.
대출금액을 엔화에서 원화로 바꿀 수 있는 원화옵션 수수료(0.36%)나 중도상환 수수료(0.5%)를 감안해도 크게 이익을 본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 엔화 대출을 받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최근 원-엔 환율이 바닥에 다가가고 있어 환율이 오르면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개인소호여신부 천길정 과장은 “엔화 대출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많아졌다”며 “지난해 환율이 급락했기 때문에 앞으로 엔화 환율이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외환 전문가들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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