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배를 골라 타야 오랫동안 크게 앞서나갈 수 있을지 개인투자자는 고민이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사업 부문에서 고른 경쟁력을 갖춘 업계 1위 현대중공업과 시추선 수주에서 안정성이 돋보이는 삼성중공업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 현대重: 엔진 자체생산… 경쟁력 높아
수주 잔량이 사상 최대에 이르면서 국내 조선업체들은 2, 3년치 일감을 이미 확보했다. 조선소마다 생산성이 높아져 앞으로 2년 동안 연 15% 정도씩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튼튼한 배를 만들기 위해 정해진 공통구조규칙(CSR)이 적용되는 2분기(4∼6월)부터 선가(船價) 인상 영향으로 수주가 줄어들 전망이다.
향후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만한 외부 요인도 뚜렷해지고 있다. 우선 중국의 도전이다. 대형 조선소 수를 급격히 늘린 중국 조선업체들은 낮은 원자재 가격과 임금을 앞세워 수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1990년대 한국 조선업이 일본을 앞지를 때와 비슷한 모습이다.
다음은 원유 시장의 변화다. 중동 국가들은 최근 엄청난 돈을 쏟아 부으면서 석유화학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2008년께 대규모 설비가 완공되면 중동지역의 자체 원유 소비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원유 수송선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다. 대신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에 대한 수요는 지금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치열한 수주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규모 또는 기술에서 확고한 우위를 차지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모든 종류의 배를 만들 수 있는 세계 최대 조선소를 갖고 있다. 국내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선박용 엔진을 자체 생산하고 있어 원가 경쟁력도 높다. 건설중장비 등 다른 사업 부문의 수익도 무시할 수 없다.
○ 삼성重: 해저 원유개발 사업 늘어 호재
삼성중공업은 드릴 시추선 건조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 이 부문 세계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는다.
고유가로 인해 해저 원유개발 사업이 확대될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1970년대 오일 붐 때 만들어진 세계 시추설비가 2008∼2010년에 대량으로 교체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 현대중공업, 이 점이 포인트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과 2010년 엑스포를 앞둔 중국의 수요가 건설중장비 부문의 성과를 높일 것이다.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을 통해 40%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미포조선의 실적도 간접적인 가치를 더한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1만2000원. (동부증권 김석 연구원)
○ 삼성중공업, 이 점이 포인트
국내 조선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환율 변동 위험을 100% 회피(헤지)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선과 드릴 시추선 부문의 실적 전망이 좋다. 규모와 실적이 비슷한 대우조선해양보다 저평가돼 있는 것도 매력이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2만2700원. (대우증권 성기종 연구원)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