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00만원들고 ‘매출 8000억’ 기적…세이브존 유영길사장

  • 입력 2006년 4월 27일 03시 03분


올 매출 8000억 원 달성을 선언한 아웃렛 세이브존 유영길 사장이 경기 고양시 화정점에서 ‘자신 있다’는 의미로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우고 있다. 고양=이훈구  기자
올 매출 8000억 원 달성을 선언한 아웃렛 세이브존 유영길 사장이 경기 고양시 화정점에서 ‘자신 있다’는 의미로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우고 있다. 고양=이훈구 기자
외환위기로 잘나가던 기업들도 휘청대던 1998년. 그해 4월 자본금 5000만 원에 통장 잔액 2700만 원으로 출범한 회사가 매출 8000억 원대를 넘보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유통업계에서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들’이라는 의미의 프랑스어)’로 불리는 아웃렛 ‘세이브존’ 얘기다. 세이브존의 성공 비결은 도대체 뭘까.

○지역 밀착형으로 승부

세이브존 유영길(44) 사장은 성공 비결에 대해 “차별화와 지역 밀착형 마케팅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1998년까지 한국 유통시장은 식품과 공산품 중심의 할인점이 대부분이었다. 의류와 패션용품만을 전문적으로 할인 판매하는 ‘아웃렛’은 드물었다.

세이브존은 이 틈을 파고들었다.

단순히 의류를 싸게 파는 아웃렛만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보고, 매장 입지의 특성을 분석하고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매장 디자인과 판매시설, 상품 구색 등을 갖춰 나갔다.

유 사장은 “아웃렛이냐, 할인점이냐의 업태 구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세이브존이라는 이름 자체가 업태라는 생각으로 매장을 구성했다”고 말할 정도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002년 인수한 한신코아 성남점(현 세이브존 성남점)은 인수 당시 월평균 매출이 30억∼40억 원에 그쳤지만 지난해 100억 원대로 늘어났다.

이후 세이브존은 2000년 울산 모드니백화점, 2002년 한신공영 유통 부문, 2003년 부산해운대 리베라백화점 인수 등 사업을 확장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렸다.

○다시 공격 경영

연초 세이브존은 2008년까지 매출 4조 원, 순이익 2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그리고 올해를 ‘유통업 본격 진출 원년’으로 선포했다.

유 사장은 “그동안에는 수수료를 받고 매장을 빌려주는 ‘부동산 임대업’에 가까운 영업이었다”며 “앞으로는 직접 해외 유명 브랜드를 수입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8개에 불과한 점포 수를 2008년 15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신도시에서는 점포 신설에 주력하고, 지방에서는 기존의 중대형 유통판매시설을 적극 인수합병(M&A)한다는 포석이다.

하지만 세이브존의 행보가 순탄치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동부증권 김희준 연구원은 “이랜드 마리오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게 급선무”라며 “롯데 신세계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아웃렛 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점도 세이브존 확장 전략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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