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투기지역 내에서 아파트 분양을 추진하고 있는 건설업체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
'3·30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투기지역 내 시가 6억 원 초과 아파트를 사는 사람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로 대출가능 금액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건설업체들은 분양가를 끌어내려 6억 원 이하로 낮추거나,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제 2금융권 대출을 알선하는 등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24일 분양을 시작한 수원 영통동 '대우월드마크' 주상복합 아파트의 분양가를 당초 평당 평균 1300만 원 대에서 1200만 원 대로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로열층'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48평형 분양가가 6억 원 이하로 떨어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출규제 경계선상에 가까운 6억 원 대 아파트는 대출규제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이같은 고육책을 썼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또 대출 규제로 계약을 포기하는 사람을 줄이기 위해 중도금의 40%는 일반 은행, 나머지 20%는 DTI가 적용되지 않는 제 2금융권을 통해 알선해주기로 했다.
금광기업이 대전 중구 오류동에 지은 주상복합아파트 '렉스뷰'는 아파트 한 채당 분양가를 1억2000만~2억7000만 원이나 깎아 재분양을 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입주자 모집공고 당시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59평형이 6억4500만~7억7600만 원, 65평형 7억2000만~8억7000만 원이었다.
하지만 분양률이 낮게 나오자 59평형은 5억2000만~5억9500만 원, 65평형은 5억8800만~5억9990만 원으로 모두 6억 원 이하로 낮춰 지난달 27일부터 다시 분양을 시작했다.
또 대우자동차판매 건설부문은 5월 초 분양예정인 울산시 '태화강 엑소디움' 주상복합 아파트의 분양가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같은 주택투기지역이라도 서울보다는 공급이 넘쳐나는 지방에서 대출규제의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건설업체들이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분양가를 6억 원 이하로 조정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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