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아이파크 몰.
보조금 제도를 이용해 새 단말기를 구입하려던 회사원 김모(33) 씨는 SK텔레콤 대리점 직원의 이 같은 말에 어리둥절했다. 직원은 김 씨가 사용하던 중고 단말기를 대리점에 반납하지 않으면 보조금 혜택이 줄어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의 일부 대리점이 보조금 혜택을 받아 단말기를 바꾸는 고객들에게 유료 데이터 서비스 가입과 중고 단말기 반납을 마치 ‘의무사항’인 듯 강요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불필요한 서비스를 신청하거나, 가족 또는 친구에게 양도할 수 있는 중고 단말기도 대리점에 내주고 있다.
SK텔레콤의 한 대리점 관계자는 “기기변경 가입자에게 데이터 안심 정액제를 무조건 가입시키라는 것이 본사의 지침”이라며 “손님이 가입하지 않으면 대리점이 대신 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3월부터 시작된 이 회사의 데이터 안심 정액제는 월 1만 원을 내면 최대 5만 원 상당의 데이터 통신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SK텔레콤은 지금까지 20여만 명이 가입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혜진 SK텔레콤 홍보팀 과장은 “데이터 서비스 신규 고객 유치실적에 따라 본사가 대리점에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며 “대리점들이 새 제도에 낯선 고객을 속여 가입시키는 것까지는 감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중고 단말기는 소비자가 자율적으로 반납하도록 대리점에 독려하고 있다”며 “회수된 단말기는 외관을 고쳐 임대폰으로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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