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창립 30주년을 맞는 인력 및 업무 아웃소싱업체 삼구개발의 구자관(62·사진) 사장은 1976년 사업을 시작했던 계기를 이렇게 회고했다.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 졸업장조차 받지 못했던 구 사장은 검정고시를 거쳐 서울 용문고를 졸업한 뒤 공장에 다니며 조금씩 돈을 모았다.
20대 후반에 소규모 청소용 왁스공장을 차렸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불로 공장이 모두 타버리고 심한 화상까지 입으며 역경을 맞았다. 하지만 그를 격려하기 위해 미국에 살다 귀국한 형이 들려준 얘기가 그의 삶을 바꿔 놨다.
“미국에서 한국 교민들이 건물청소를 대신해 주는 청소용역 사업을 많이 한다고 하더군요. ‘이거다’ 싶었습니다.”
이렇게 설립된 삼구개발은 급증하는 인력 파견 수요와 맞물려 성장을 거듭했다.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것을 모토로 이를 악물고 일했습니다. 그러자 온갖 청탁이 난무하던 이 시장에서 고객들이 소문만 듣고 ‘우리 건물을 관리해 달라’며 찾아왔죠.”
회사 출범 당시 2명이던 직원은 이제 5300여 명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매출액은 600억 원. 사업 분야도 청소용역에서 경비보안, 환경 및 시설관리, 호텔 및 병원관리 등으로 확장됐다.
구 사장은 인력 아웃소싱 업체 직원을 ‘비정규직’으로 보는 일부 시각에 불만이 많다.
“우리 회사가 파견하는 직원들은 4개 사회보험 가입은 물론이고 상여금, 퇴직금을 받는 삼구개발의 정규직 직원입니다. 임금을 깎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인력관리를 대행해 이 부분의 효율성을 높여 수익을 내는 겁니다.”
한국사회의 고령화 추세를 고려할 때 인력 아웃소싱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그는 확신한다. “경비, 청소용역 업무는 나이에 관계없이 할 수 있어 고령자의 생활 안정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력 아웃소싱 사업이야말로 진정한 ‘미래 산업’이죠.”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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