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지는 무역’이기 때문에 경제가 성장해도 국민소득은 제자리에 머물러 체감경기는 썰렁하기만 하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1분기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동향’에 따르면 2000년을 100으로 놓은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1분기(1∼3월) 75.1로 사상 최저치였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6.2포인트,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는 3.1포인트 떨어졌다.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상품 100단위를 수출한 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말한다. 즉, 100단위를 수출하면 2000년에는 100단위를 수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75.1단위밖에 수입할 수 없다는 뜻이다.
특히 3월의 월별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74.2로 더욱 하락했다.
이렇게 교역조건이 악화된 것은 전기전자제품 정밀기기 등 수출품의 가격이 하락하고 원유 비철금속 등의 수입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
1분기 수출단가 지수는 91.5로 전 분기보다 1.4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수입단가는 121.8로 3.0포인트 높아졌다.
싸게 팔고 비싸게 사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1분기 실질무역 손실은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16조3879억 원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에 비해 1.3% 성장했지만 실질국민소득은 0.1% 감소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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