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팔고 비싸게 수입’ 교역조건 사상최악

  • 입력 2006년 5월 18일 03시 00분


상품의 수출단가는 떨어지는 반면 수입단가는 크게 오르면서 교역조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밑지는 무역’이기 때문에 경제가 성장해도 국민소득은 제자리에 머물러 체감경기는 썰렁하기만 하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1분기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동향’에 따르면 2000년을 100으로 놓은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1분기(1∼3월) 75.1로 사상 최저치였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6.2포인트,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는 3.1포인트 떨어졌다.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상품 100단위를 수출한 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말한다. 즉, 100단위를 수출하면 2000년에는 100단위를 수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75.1단위밖에 수입할 수 없다는 뜻이다.

특히 3월의 월별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74.2로 더욱 하락했다.

이렇게 교역조건이 악화된 것은 전기전자제품 정밀기기 등 수출품의 가격이 하락하고 원유 비철금속 등의 수입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

1분기 수출단가 지수는 91.5로 전 분기보다 1.4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수입단가는 121.8로 3.0포인트 높아졌다.

싸게 팔고 비싸게 사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1분기 실질무역 손실은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16조3879억 원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에 비해 1.3% 성장했지만 실질국민소득은 0.1% 감소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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