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2010년 세계 톱10 진입”…창립 33돌 비전발표

  • 입력 2006년 5월 19일 03시 03분


리노베이션 공사를 마친 제일기획 1층 로비에 12일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글로벌 톱 10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그룹.’ 제일기획이 창립 33주년 기념일(15일)을 앞두고 발표한 ‘2010 비전’이다. 제일기획은 세계 광고 회사 가운데 18위. 2010년까지 10위권에 진입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비전 발표는 10년 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최근 재계 분위기를 감안해 눈에 띄는 행사는 하지 않고 넘어갔기 때문에 외부로는 공개되지 않았다.

제일기획의 지난해 광고 취급액은 1조7000억 원. 2위인 LG애드(6100억 원)의 2배가 넘는 ‘부동의 1위’다. 이 때문에 이 회사의 비전은 한국 광고업계가 나아갈 길을 짚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제일기획은 광고 회사의 미래상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문사’에서 찾았다. 광고나 이벤트 프로모션을 수주하는 소극적 자세가 아니라 광고주에 마케팅 전반에 대한 아이디어를 파는 ‘아이디어 뱅크’로 진화하겠다는 것.

시장의 수요도 많다. 제일기획 정건수 경영지원팀장은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광고사의 참여를 요구하는 광고주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마케팅이란 ‘소비자의 마음을 훔치기 위한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마음을 읽고 설득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는 데 광고 회사가 가장 앞서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 광고 대행사들에서도 대세다. 뉴욕에 본사를 둔 유로 RSCG는 신차 출시에 맞춰 비디오 게임을 만들고(볼보), 브랜드 상징 캐릭터를 개발해 음반 및 문구 완구를 만드는(에비앙) 등의 CBI(Creative Business Ideas) 모델을 팔아 이벤트·프로모션 분야 1위로 떠올랐다.

제일기획 미주법인에서는 삼성전자 매장 직원들에 대한 판촉 교육까지도 관여할 정도. 삼성전자의 광고만 만드는 게 아니라 글로벌 마케팅 전면에 나서 있다.

제일기획의 삼성 ‘계열’ 물량은 65%에 이른다. 28개 해외 지점망도 대부분 삼성전자와 동반 진출해 있다. 삼성의 후광을 넘어 진정한 글로벌 광고사로 거듭나는 것이 과제다.

이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해외 광고사 대상 인수합병(M&A)에도 팔을 걷어붙일 계획이다.

제일기획은 1996년 비전 발표를 통해 ‘2001년까지 세계 10위 광고회사 진입’을 꿈꿨었다. 10년 만에 제일기획은 같은 꿈을 꾸고 있다.

배동만 사장은 12일 임직원 대상 비전발표회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비전은 꿈을 잉태하는 것이다. 꿈을 이루기 위한 실천이 남았다. 우리 가슴 속에 있는 열정을 꺼내자.”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