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농협 ‘지역사랑예금’ 등 기부형 금융상품 인기

  • 입력 2006년 5월 22일 02시 59분


농협은 농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의료 지원과 법률 상담 활동을 벌인다.
농협은 농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의료 지원과 법률 상담 활동을 벌인다.
‘해남사랑예금, 둔내면사랑예금….’

농협의 ‘지역사랑예금’은 지역마다 이름이 다르다. 고객이 살고 있는 지역의 이름이 앞에 붙기 때문이다. ‘애향심(愛鄕心)’에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 상품에 가입한 고객은 지역을 위해 베푸는 경험을 하게 된다. 예금의 0.1%가 적립돼 지역을 위한 기금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농협은 이 기금으로 소년소녀 가장이나 독거노인 등 불우이웃을 돕거나 지역 환경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인다.

농협의 지역사랑예금은 최근 금융회사들이 벌이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의 주요 흐름을 말해 준다. 회사의 특성과 사회공헌을 연결한 상품을 내놓는 것이다.

은행권에선 금융 거래 과정에서 나오는 수익 일부를 기부금으로 조성해 사회공헌에 보태도록 하는 상품을 많이 내놓았다.

보험회사들은 보험금을 자신의 가족이 아닌 사회봉사단체가 받도록 하는 보험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소비자들은 일석이조다. 금융상품이 가진 혜택을 누리면서 자신의 돈이 조금이라도 사회에 보탬이 된다는 보람도 얻게 되는 것이다.

○ 은행권의 상품들

우리은행은 올해 2월 특별한 고객을 위한 상품을 발표했다. 금융회사를 이용할 수 없는 노숙자 전용 상품 ‘희망! 새 출발 특별우대통장’이다. 현재 약 400여 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이 통장의 고객은 예금 인출과 이체, 송금 등 예금 관련 모든 수수료가 면제된다. 또 일반 고객에게 적용하는 연 3.5%보다 훨씬 높은 연 6.0%의 특별우대금리를 주고 있다.

국민은행의 캥거루통장은 저소득층 난치병 어린이를 돕기 위해 개발한 예금상품. 가입 고객이 40만 명을 넘어섰다. 국민은행은 계좌당 1000원 이상을 기부금으로 조성해 서울대 어린이 병원에 전달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8월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포괄적 사회공헌 상품인 ‘사랑의 약속예금’을 내놓아 약 15억 원을 유치했다. 이와 함께 기존의 ‘사랑의 헌혈예금’을 리모델링한 ‘탑스 아름다운펀드’는 최고 연 4.95%의 우대금리를 적용해 약 960억 원을 유치했다.

하나은행의 ‘오 필승코리아 적금’은 일부를 출연해 ‘붉은 악마’ 회원의 여행경비로 지원하는 상품이다. 하나은행은 이와 함께 공익신탁 상품을 300억 원어치 판매해 이 가운데 11억6000만 원을 공익기금으로 지원했다.

○ 기부보험을 아시나요

2000년 10월 ING생명의 한 보험설계사가 사망 보험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보험금 후원운동을 벌이자고 건의했다. 자신이 죽은 후 나온 보험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게 하자는 것. 일생에 한 번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고객의 소망을 읽은 것이다.

이듬해인 2001년 4월 ING생명은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와 함께 ‘사랑의 보험금 후원 운동’을 시작했다. 이른바 ‘기부보험’이 국내에 처음 등장한 것이다.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보험금을 가족이 아닌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꽤 많았다. ING생명에는 올해 3월 현재 약 3600명의 고객이 기부보험에 가입해 약 395억 원의 보험금이 모였다.

교보생명도 지난해 1월 아름다운재단과 공동으로 ‘아름다운교보종신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1000만 원짜리 종신 보험으로 가입자가 사망하면 보험금 1000만 원 전액이 아름다운재단에 기부된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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