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처, 국책-민간硏 ‘성장률 전망’ 분석

  • 입력 2006년 5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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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 2007년은 4.8%로 경기회복이 최소 2007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이러한 경기전망 보고서를 내놓았다. 5개월 뒤 다시 들춰 본 이 보고서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최근 일부 연구소뿐 아니라 정부도 ‘하반기에 성장속도가 둔화돼 내년 초에는 정점을 지날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서다. 국책 및 민간연구소의 예측 실력이 수준 이하라는 비판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이번에는 유승선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이 ‘2000∼2005년 경제예측의 경험과 단기예측방식의 개선 방향’ 보고서에서 같은 지적을 했다. 그는 이 보고서에서 “성장률의 완만한 하락을 예상하고 예측 오차가 0.4%포인트 이내에 든 2005년도를 제외하면 국내 경제를 적절히 예측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분석 대상은 공공 기관인 한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연구원(KIET)과 민간 경제연구소인 한국금융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등 8곳이다.

이들 8개 기관이 매년 11, 12월에 내놓은 이듬해 성장률 전망치 평균값과 실제치(그래픽 참조)를 보면 최대 3.2%포인트의 오차(2002년)가 발생했다.

기관별 예측 오차율을 보면 KDI가 가장 낮았고 한국경제연구원, 한은,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KIET, 한국금융연구원 등의 순이었다.

보고서는 연구기관들의 예측 오차의 원인에 대해 △예측 당시의 경제지표에 지나치게 의존해 전망하고 △경기에 압도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를 파악하지 못했고 △경제충격이 발생했을 때 파급 경로를 잘못 분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연구소 관계자들은 “갈수록 경제전망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반응과 “도대체 숫자를 맞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쪽으로 나뉘고 있다.

한은 김재천 조사국장은 “2007년까지 경기회복이 이어질 것이라는 지난해 전망에는 대외경제 여건이 안정될 때라는 전제가 붙었다”며 “하지만 유가와 환율 등 대외경제 여건을 전망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KDI 신인석 연구위원은 “잠재성장률이 변하는 시기이고 경기순환 시기가 짧아지는 등 경제의 불안정성이 높아진 게 경기전망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국책 연구기관 관계자들은 민간경제연구소의 ‘자극적인 전망치’ 발표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지훈 수석연구원은 “경제전망에서는 숫자를 맞히는 것보다 얼마나 경제 여건의 변화와 흐름을 잘 읽어 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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