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합작 힐리오社 스카이 데이튼 대표 인터뷰

  • 입력 2006년 5월 23일 03시 00분


미국 로스앤젤레스 힐리오 본사에서 만난 스카이 데이튼 힐리오 대표는 “끊임없이 모험하는 과정을 통해 파도처럼 역동하는 모바일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김선미 기자
미국 로스앤젤레스 힐리오 본사에서 만난 스카이 데이튼 힐리오 대표는 “끊임없이 모험하는 과정을 통해 파도처럼 역동하는 모바일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김선미 기자
최근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스카이 데이튼(35) 힐리오 대표를 미국 정보기술(IT)업계를 이끄는 5명의 ‘거물’ 중 한 명으로 지목했다.

힐리오는 SK텔레콤과 미국 인터넷서비스제공(ISP) 업체인 어스링크의 합작법인. 로스앤젤레스 본사에서 만난 데이튼 대표는 6년 전부터 취미로 시작했다는 서핑(파도타기) 이야기부터 꺼냈다.

“파도에 몸을 맡기면 바다를 움직이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파도처럼 역동하는 모바일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끊임없이 부딪치며 모험을 즐겨야죠.”

그가 살아온 과정도 파도와 같다.

미국 오리건 주의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 19세에 로스앤젤레스 웨스트 할리우드 지역에서 친구와 ‘카페 모카’라는 이름의 커피하우스를 동업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익혔다. 컴퓨터 그래픽회사인 ‘스카이 워커 디자인’도 운영했다.

23세였던 1994년에는 어스링크를 설립하면서 ‘인터넷 신동’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밤을 지새우며 개발한 ‘모뎀 없는 인터넷 접속 서비스’는 시끌벅적한 광고 없이도 대박이었다.

이 회사는 현재 500만 명의 고객을 거느리며 연간 14억 달러(약 1조33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1999년에는 벤처투자회사 e컴퍼니스, 2001년에는 네트워크회사 보잉고 와이어리스도 설립했다. 톰 크루즈 등 할리우드 스타들과도 친분이 깊다.

2004년 한국을 방문한 그에게 한국의 이동통신 시장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길거리를 거닐며 휴대전화로 음악과 게임을 즐기는 젊은이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미국이 이동통신의 최대 강국이라는 자만심이 부끄러워졌습니다. 한국이 훨씬 앞서 있었어요. 빠르게 변하는 모바일 시장에서 영원한 강자는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는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발 빠르게 사업에 적용했다. 힐리오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에 한국 싸이월드의 도토리 ‘선물하기’와 ‘(선물해 달라고) 조르기’ 기능을 벤치마킹했다. 또 팬택과 VK의 단말기 색을 각각 검은색과 흰색으로 정해 동양의 음양 사상을 담았다.

데이튼 대표는 “학위보다는 유행에 맞춰 사업을 하고 싶어 대학에 가지 않았다”며 “대학에 다니지 않았지만 하버드대 등의 강연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고 웃었다.

그는 힐리오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자원하면서 자신이 맡고 있던 어스링크의 이사회 의장도 반납했다. 힐리오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에 그만큼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로스앤젤레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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