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59) 씨는 대우그룹에서 25년간 의류 전자 등을 담당했던 수출역군이다. 작년부터 수출 관련 컨설팅회사를 운영하면서 KOTRA에서 무역실무 강의도 한다. 그로선 중동과 유럽, 아시아를 누비며 바이어를 상대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아깝기만 하다. ‘메이드 인 코리아’만이 아니라 3국 간 거래에서 부가가치를 거두거나 현지 유통에 참여해 수익을 올리는 일 등 아이템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주먹이 운다’.
▷KOTRA가 수출 애로를 호소하는 중소기업에 1970∼80년대 수출역군의 현장 경험을 이어 주기로 했다. 찰떡궁합이다. 종합상사나 수출 기업, 수출 유관 기관에서 10∼20년 근무했던 평균연령 56세의 ‘수출 노병(老兵)’ 50명이 수출 일선에 다시 선다. 신청자 200여 명 가운데 서류심사와 외국어 시험, 심층면접을 거쳐 선발됐다. 선발 기준엔 봉사정신도 들어있다. 월 활동비는 150만 원으로 이들의 호시절 판공비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왕년의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은 지원단원들은 22일 발족식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환하게 웃었다. 공짜 서비스는 귀하게 여기지 않을까 싶어 KOTRA는 지원 대상 150개 기업에 월 10만 원의 수수료를 내도록 했다. 지원단원은 다음 달 1일부터 한 사람이 3개 회사씩 맡아 3∼6개월간 수출 지도에 나선다. 외국어 비즈니스 서신을 써 주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외 출장도 가고 바이어 상담도 도와준다. KOTRA는 이들에게 “결과로 말해 달라”고 당부했다. 수출 현장 외에 여러 분야에서 이런 결합이 가능할 것 같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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