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어나는 베이(bay)
흔히 모델하우스에 가면 베이라는 용어를 듣게 된다. 베이는 기둥과 기둥 사이의 구획을 뜻하는 말로 아파트 전면으로 향한 구획의 개수를 말한다. 통상 전면 발코니 개수와 같다.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는 채광과 통풍이 좋도록 베이를 늘린 것이 특징. 40평형대 아파트라면 ‘방+방+거실+방’로 배치되면서 4베이로 설계된다. 예전 40평형대는 ‘방+거실+방’ 형태로 주로 3베이였다. 최근에는 30평형대에도 4베이가 등장하기도 한다. 간혹 3.5베이도 나오는데 이는 욕실이나 드레스룸 같이 크기가 작은 공간이 전면에 배치돼 있다는 뜻이다.
판교신도시에서 풍성주택은 33평을 4베이로 설계했다. 한림건설과 한성건설도 각각 34평형과 33평형을 3.5베이로 설계됐다. 5월 말 분양 예정인 향남지구 한일유앤아이 아파트도 40평형대가 4베이로 지어진다. 아파트 전면으로 공간이 많이 배치함에 따라 아파트의 평면도는 정사각형에서 직사각형으로 바뀌고 있다.
단, 최근 아파트는 예전 아파트에 비해 동간거리가 좁고 고층으로 지어져 층수나 위치에 따라 채광이나 통풍이 나쁜 가구가 많을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발코니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것도 특징. 주방 등에 덧붙여 보조주방으로 활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설계 때 자투리 발코니 공간을 활용해 화실이나 운동실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곳도 있다.
발코니 확장이 합법화됨에 따라 거실 자체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발코니를 확장했을 때를 염두에 두고 거실이 너무 길쭉하게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 편리해진 내부 시설
최근 정부는 건물을 받쳐주는 내력벽을 없앤 설계에 대해서는 용적률 인센티브까지 줘가며 장려하고 있다. 내력벽 없이 가변형 벽체로만 구성하면 집주인은 자신의 취향에 맞춰 아파트 구조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10∼20년 뒤 리모델링도 그만큼 쉬워지기 때문에 재건축에 따른 자원 낭비도 줄일 수 있다.
이런 설계 방식 덕택에 분양 때 거실과 방을 터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맞춤형 설계’를 선보이는 곳이 많아질 전망이다. 아래 위 가구나 옆 가구와 벽을 터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풍림산업은 향남지구에 짓는 아파트 ‘풍림아이원’에 가변형 벽체를 적용한다.
단, 가변형 벽체로 지어졌다 하더라도 일단 완공이 되고 나면 소규모의 공사를 벌여야 구조를 바꿀 수 있다. 벽을 병풍 옮기듯이 쉽게 옮길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내력벽을 없앤 이런 설계 방식은 지금까지 주로 주상복합아파트에 많이 적용했는데 점차 일반 아파트로 확산되고 있다.
주방은 ‘ㄷ’자형 도입이 많아지고 있다. 주부의 동선을 고려해 편리하게 조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각종 편의시설도 많아져 판교 주공아파트에는 행주·도마 살균기가 도입되기도 했다.
또 아파트 내부 공기까지 신경 쓰는 것이 요즘 추세여서 향남지구에서 분양될 일신건설산업의 아파트 ‘에일린의 뜰’에는 가구별로 공기청정 환기시스템이 설치된다.
○ 단지 안은 공원처럼
진짜 산림욕장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그런 분위기가 나도록 처음부터 큰 나무를 심어두고 지압 산책로를 설치하기도 하고 생태연못을 갖추는 곳도 많다.
운동시설을 포함한 주민들의 공용 공간도 화려해지는 추세. 피트니스센터는 기본이 되다시피 했고 인라인스케이트장이나 수영장을 갖춘 곳도 생겨나고 있다. 향남지구에 들어설 아파트 ‘우방 유쉘’에는 골프연습장과 DVD영화감상실까지 들어서고, 월드건설의 용인 동백지구 아파트에는 외부 에스컬레이터까지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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