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高에 일본수출 ‘이상한 증가’

  • 입력 2006년 5월 29일 03시 00분


원-엔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하고 있는데도 한국 상품의 대일(對日) 수출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환율 하락은 수출 감소로 이어지는데 거꾸로 수출이 증가한 이유는 뭘까.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가 이런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찾아 봤다.

무역연구소가 28일 낸 ‘최근 원-엔 환율 하락과 대일 수출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평균 원-엔 환율은 100엔당 836.0원으로 지난해 1분기 평균 환율보다 14.6% 하락했다. 그런데도 대일 수출은 11.7%(7억 달러) 증가했다.

환율 하락에도 수출이 늘어난 이유로 보고서는 석유제품과 평판디스플레이 품목의 대일 수출 급증을 지목했다.

우선 국제 유가가 크게 치솟으면서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일본에 수출하는 석유제품의 단가도 크게 올랐다.

또 평판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제조업체 S-LCD가 최근 일본 업체와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해 대일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S-LCD는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가 합작투자 형태로 2004년 국내에 설립한 업체다.

이 두 품목의 수출 급증이 올 1분기 대일 수출을 지탱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두 요인을 제거하면 대일 수출은 지난해 9월부터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해 환율이 100엔당 850원 아래로 추락한 올해 1월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수 요인을 제거하면 올 1분기 대일 수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오히려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원-엔 환율 하락의 수출 감소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수출 특수 요인 제거 전후의 대일 무역수지 (단위:억 달러)
-특수요인 제거 전특수 요인 제거 후
1월2월3월1분기1월2월3월1분기
수 출2121226418182056
무역수지―15―20―25―60―18―23―27―68
마이너스는 적자. 자료:한국무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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