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이사회를 열고 투자 희망 컨소시엄을 결정할 예정인 우리사주조합의 대우건설 지분은 5월 말 현재 3.0%로 많지 않다. 하지만 이 지분을 토대로 최대 3000억 원가량을 차입해 특정 컨소시엄에 투자할 계획.
채권단 전체 지분(72.1%) 인수 시 필요한 최대 5조 원을 마련하기 위해 알토란 같은 계열사를 팔고 있는 각 컨소시엄으로서는 적지 않은 돈이다.
우리사주조합을 끌어들이는 컨소시엄은 대우건설 인수 후 발생할 노사 문제를 상대적으로 매끄럽게 해결할 가능성도 높다.
대우건설 정창두 노조위원장은 1일 “우리사주조합의 투자 결정은 곧 ‘이 회사 정도면 대우건설을 맡길 수 있겠다’는 직원들의 의사를 보여 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처음에는 흥미 없어 하던 각 컨소시엄도 우리사주조합과의 연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진그룹, 프라임그룹이 각각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지난달 말 우리사주조합을 상대로 인수 후 경영계획 등을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컨소시엄도 2일 이사회 전까지 우리사주조합에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이런저런 소문도 돌고 있다. 최근에는 특정 컨소시엄이 투자를 전제로 우리사주조합이 내건 각종 인사 관련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미확인 소문’도 돌고 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우리사주조합의 참여가 ‘머니 게임’으로 흘러가던 대우건설 매각에 순기능도 하지만 피매각업체 입장에서 지나치게 매각에 관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주요 컨소시엄들은 인수 후 2년 동안 사실상 대우건설 자산 매각이 금지된 상황에서 우리사주조합과의 연대 불발 등을 대비해 자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산업은행 및 외국계 은행과 투자 상담 중이고, 유진그룹은 신한 하나은행을 비롯해 네덜란드계 은행 등과 교섭 중이다. 프라임그룹도 농협 우리은행에 이어 추가 투자자를 확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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