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30돌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를 가보니

  • 입력 2006년 6월 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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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철성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장(가운데)과 연구진이 그동안 개발한 각종 유제품을 손에 들고 포즈를 취했다. 허 소장은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 제공 한국야쿠르트
허철성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장(가운데)과 연구진이 그동안 개발한 각종 유제품을 손에 들고 포즈를 취했다. 허 소장은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 제공 한국야쿠르트
5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

승용차를 타고 경부고속도로 기흥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왼편 숲 속으로 난 3차로 길을 2, 3분 들어가면 3층 높이의 흰색 건물이 눈에 띈다.

이 연구실에는 흰색 가운을 입은 연구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실험에 여념이 없었고, 지하 1층 시험생산시설(파일럿 플랜트)은 퀴퀴한 냄새와 열기로 숨쉬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달성한 한국야쿠르트. 요구르트, 라면, 음료 등 1000원 안팎 제품으로 이 정도의 매출을 내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매출 1조 원의 비결을 묻자 이 회사 사람들은 올해로 설립 30년이 된 중앙연구소를 숨은 공신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한국 유산균 연구의 메카

한국야쿠르트의 싱크탱크인 중앙연구소는 국내 최초의 유산균 전문 연구소 외에 ‘한국 최초’라는 수식어를 여럿 갖고 있다.

1996년 10여 년 연구 끝에 유산균 발효유 종균(種菌)인 ‘비피더스 균주’ 생산에 성공해 발효유 국산화의 길을 처음 열었다. 지금까지 이 연구소에서 개발한 유산균은 모두 10종, 202균주(菌株). 이 가운데 특허 받은 균주만 12개나 된다.

같은 해 한국교정시험기관인정기구(KOLAS)가 시행하는 화학분석시험 19개 항목을 통과해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처음 화학 분야 국가공인시험검사기관으로 지정됐다.

기능성 유산균 음료의 효시인 ‘윌’과 ‘쿠퍼스’도 모두 중앙연구소 연구진의 손을 거쳐 탄생한 제품이다.

위암 원인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성장 억제 효능이 있는 유산균 음료 ‘윌’과 간 기능 활성화 유산균 음료 ‘쿠퍼스’는 매일 각각 75만 개, 22만여 개가 팔리는 ‘대박 상품’이다.

○‘한국의 파스퇴르연구소를 꿈꾼다’

허철성 중앙연구소장은 22년간을 연구소와 고락을 함께하며 유산균 산업화의 길을 개척했다. 지난해부터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허 소장은 “유산균 연구소에서 그치지 않고, 세계적인 생명공학연구소인 프랑스의 파스퇴르연구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연구기관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근 연구 분야를 생명공학과 유전공학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또 현재 50여 명 수준인 석·박사급 연구 인력을 2010년까지 2배 이상 늘리기로 했고, 2012년까지는 연구시설도 대폭 확충할 계획이라고 한다.

최근 연구 성과가 고무적이어서인지 허 소장의 목소리는 무척 크게 울렸다.

예를 들어 ‘윌’ ‘쿠퍼스’의 뒤를 이을 기능성 상품을 개발해 판매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또 새끼 돼지의 설사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모를 발견해 세계적인 바이러스 학회지인 ‘클리니컬 바이올로지’에 소개했다.

허 소장은 “가축용 유산균 사료 첨가제를 상품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세계적으로 가축에 항생제 사용을 금지하는 추세인 점을 감안할 때 상품성이 높을 것”이라고 했다.

용인=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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